국회의원 한선교(52) 신임 KBL(프로농구연맹) 총재를 6일 KBL 총재실에서 만났다. 한 총재는 "프로농구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포츠광으로 유명하다."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 선수가 해방 이후 첫 금메달을 땄다. 선수뿐만 아니라 그때 대한체육회장이었던 김택수 회장까지 좋아할 정도였다. 닥치는대로 운동을 했다. 초등학교 5~6학년 때는 등록된 배구선수였다. 1984년 MBC에 입사했다. 프로야구 MBC 청룡(LG 트윈스의 전신)을 응원하러 1년에 잠실야구장에 50번은 간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농구에 빠진 이유는."청계천 헌책방 사이에 중고 스포츠 용품을 파는 체육사가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거기서 50원 짜리 중고 농구공을 샀다. 그 공을 들고 집 근처 보성고에 가서 고등학생 형들과 농구를 했다. 내가 공 주인이니 언제나 주전이었다. 형들이 '제2의 신동파'라고 띄워줘 신나게 농구에 빠졌다. 지금도 슛감이 좋긴 하다. 자유투 10개를 던지면 7~8개는 들어간다. 농구에 재미를 붙여 YMCA 농구교실에서 제대로 농구를 배웠다. 한 달에 2500원으로 당시로서는 적잖은 수업료였지만 농구가 좋아 혼자서 배웠다."
-KBL의 최우선 과제는."전용체육관 확보다. 거기서부터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과 유소년 저변확대, 그리고 심판 기량향상이 시작된다. 지금 상황에서 신축은 어렵다. 지자체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체육관을 장기임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에는 설 연휴기간에 맞춰 열흘 정도 프로와 아마추어 팀이 함께 뛰는 컵대회를 만들 것이다. 농구대잔치의 추억을 되살리고 대학의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승현 사태에 적극 개입할 의사를 밝혔는데."지금은 프로농구의 위기다. 기존 대스타를 활용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 김승현 사태의 본질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내가 할 일은 해당 구단과 선수의 갈등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풀어보자는 것이다. 해결과정 자체가 팬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재야 농구박사로 통한다. 감독이 된다면 어떤 농구를 하고 싶나."과찬이다. 팬으로서 말하자면 공격적이고 과격한 농구를 좋아한다. 심판은 휘슬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3초룰이 너무 엄격해서는 안 된다. 골밑에서 몸싸움이 치열해야 팬들이 좋아한다. 반대로 속공을 막는 의도적인 파울에는 퇴장까지 줄 수 있어야 한다. 공격농구가 우선이다."
-주량이 센 농구계에서도 통하는 주당으로 알려져 있는데."박한 전 고대 감독님과 한 번 대작한 적이 있다. 내 소문을 듣고 맥주잔에 소주를 가득 따라 주시더라. 그렇게 잔이 오가길 대여섯 번이었다. 그러더니 날 인정해주시더라. 그때부터 나는 농구인이 됐다(웃음)."
-농구 중계 캐스터가 꿈이었다는 얘길 들었는데."농구장 맨 윗자리에서 혼자 연습을 많이 했다. 하지만 스포츠 담당 선배들을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우연히 1994년 농구대잔치 한 경기를 중계한 적이 있다. 평이 좋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인천방송에서 3번 정도 한 적이 있다."
-올 시즌 올스타전 때 캐스터석에 앉을 생각은 없는가."괜찮은 아이디어다. 긍정적으로 고려해보겠다."
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