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을 한 달 남짓 남겨놓고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2위 싸움에 대해 야구해설위원 8인이 만장일치로 롯데의 손을 들어줬다. 이유도 다양하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롯데가 '타격의 팀'에서 공·수의 짜임새가 갖춰진 '끈끈한 팀'으로 거듭났다"고 평가했고 구경백 OBS 해설위원은 "롯데의 후반기 상승세,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타격·마운드·수비·분위기는 물론 경기 일정까지 롯데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하일성 KBS N 해설위원이 롯데의 기세를 정리했다. "다 맞는 얘기다. 한 마디로 장난 아니다."
롯데 상승세 진원지는 김사율5명의 해설위원이 후반기 롯데 상승세의 비결로 '불펜의 안정'을 꼽았다. 하일성 위원은 "롯데의 불펜이 안정되면서 선발 투수들의 공까지 달라졌다"고 말했다. 임경완-강영식-김사율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3이닝 이상을 1~2점으로 막아주기 때문에 선발 투수들이 '3~4점 정도는 줘도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공격적인 피칭을 한다는 것.
양승호 감독도 선발 투수들에게 "6회까지 5점은 괜찮다"고 말하며 선발 투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자신감을 갖고 던지니 결과도 좋다. 10승 투수를 4명 배출할 기세다.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 타선은 거의 매 경기 4~5점 이상을 뽑아 마운드의 부담을 덜어준다.
이병훈 KBS N 해설위원은 "예전에는 잘 치면 이기고 못 치면 졌는데, 요즘엔 방망이가 부진해도 이긴다"는 말로 상승세를 설명했다. 이 위원은 "마운드가 안정되면 연패에 빠질 위험이 적다. 따라서 롯데의 상승세는 시즌 끝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KIA의 히든카드는 결국8인이 입을 모아 '롯데'를 외쳤지만 KIA에게도 아직 희망이 있다. 양준혁 SBS 해설위원은 "이범호·최희섭·김상현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부상에서 회복돼 돌아오기만 한다면 시즌 초와 같은 상승세를 다시 탈 수 있을 것"이라며 타선에 무게를 뒀다. 이순철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 역시 "최희섭이 8일 홈런을 쳤다.
최희섭이 중심을 잡아주고 이범호가 회복해 돌아온다면 막판 대역전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광권 SBS ESPN 해설위원은 "로페즈의 컨디션 회복이 시급하다"며 마운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 위원은 "KIA는 남은 경기 수가 적어 에이스들이 자주 등판할 수 있다.
하지만 매 경기 윤석민이 나갈 수는 없지 않은가. 로페즈·양현종 등 에이스급 투수들이 제 기량을 회복해 남아있는 모든 경기를 잡아줘야 역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위원 등 5인은 타선을, 이 위원 등 3인은 마운드를 언급했지만 핵심은 하나였다. 부상자들의 복귀와 컨디션 회복.
LG 가을야구는 또 내년?8인의 해설위원 중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해 가장 희망적인 발언을 한 건 이광권 위원이다. 이 위원은 "LG의 4강 진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도 "SK의 하락세가 워낙 심상치 않아 LG가 막판에 힘을 낸다면 작은 희망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LG가 힘을 내야 하겠지만 SK의 계속적인 하락이 이어져야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
이 위원을 제외한 모든 해설위원은 LG의 가을야구가 '어렵다'고 딱 잘라 말했다. 구경백 위원은 "LG의 상승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 시즌 초 상승세를 이끈 건 선발 투수들이었는데 겨우 원투펀치 정도만 남아있다. 송신영을 영입해 뒷문을 강화했더니 앞문에 문제가 생겼다. 마운드가 믿음을 못 주니 야수들도 실책이 잦다"고 말했다.
SK의 하락세가 곧 멈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병훈 위원은 "SK가 요즘 어렵지만 지난 4년 동안 3번이나 우승한 저력이 있다. 선수단 사이에 '이대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돌고 있다. 이대로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선의·이형석 기자 [sunnyyu@joongang.co.kr]
사진 = 이호형 기자, 김민규 기자, 정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