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여 경마팬 숨죽인 300m 접전.'
18일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펼쳐진 일간스포츠배 대상경주(1800m)에서 금아챔프(국산 3세 수말)가 올 시즌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하며 짜릿한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29년 전통의 일간스포츠배 우승컵을 차지하기 위해 이날 출사표를 던진 경주마는 모두 14마리. 출전마의 기량차이가 크지않아 혼전이 불가피할 것이란 당초 예상대로 초반부터 선두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금아챔프는 풀스텝(국산 4세 수말) 등과 함께 초반부터 선두권을 유지하며 접전을 펼쳤다. 명승부는 결승전 300m 전방에서부터 시작됐다.
초반 선행 후 버티기에 나선 풀스텝과 4코너 후 추입에 나선 금아챔프가 동시에 선두로 치고 나서며 치열한 우승다툼을 벌인 것. 두 경주마는 무려 300m를 나란히 달리며 경주를 지켜본 15만여 경마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고 결국 금아챔프가 풀스텝을 코차(10㎝)로 따돌리며 극적인 역전우승으로 마무리했다.
경주를 지켜본 여러 경마 전문가는 “경마 경주에서 코차 승부는 불과 7%에 불과하며, 특히 대상경주에서의 코차 승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며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라고 입을 모았다.
명승부를 연출한 신형철(금아챔프 기수)와 함완식(풀스텝 기수)은 결승선 통과 후에도 경주마를 나란히 한 채 서로의 손을 잡으며 우승과 준우승을 자축했다. 우승상금은 1억800만원(2위 상금 4200만원), 배당률은 복승식 32.9배(쌍승 49.5배)로 기록됐다.
우승마 금아챔프는 김도욱(60) 마주와 박원덕(62) 조교사에게도 큰 선물을 안겨줬다. 승마선수 출신인 처제 한지혜(44)씨의 권유로 2009년 10월 마주가 된 김 마주는 "워낙 쟁쟁한 경주마들이 많이 출전해 우승을 기대하지 못했다. 올해로 환갑을 맞았는데 금아챔프가 큰 선물을 줬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 조교사는 지난해 1월 새해맞이기념경주 후 무려 20개월만에 대상경주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감격을 맛봤다.
과천=류원근 기자 [one77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