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2011~2012시즌 개막을 앞둔 남자 프로농구는 시범경기가 한창이다.
지난해 역대 정규시즌 최다승(41승)의 대기록을 달성한 부산 KT는 지난 3일 시범경기 첫날 창원 LG를 상대로 93-67 대승을 거두며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남들보다 한걸음 더 뛰는 조직력의 농구'가 팀 컬러인 KT에서 조성민(28·1m89cm)은 유일한 국가대표 선수다. 슈팅 능력이 뛰어난 그는 지난달 말 중국 우한에서 열린 제26회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서 큰 일을 해냈다.
한국 대표팀은 필리핀과의 3~4위전에서 4쿼터 중반까지 10점 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조성민은 4쿼터 승부처에서 3점슛 3방 등 15점을 쏟아부으며 70-68 대역전극의 해결사 노릇을 했다. 한국은 승리와 함께 3위까지 주어지는 2012 런던올림픽 최종 예선 진출권을 따냈다.
대표팀에서 슈터로 활약한 조성민은 2011~2012 시즌 개막을 앞두고 슛감각을 조율하고 있다. 대표팀에서 자신감을 갖고 돌아온 그는 팀에서 해결사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다. 올해야말로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하승진(국가대표 후배·KCC)-형, 여자 친구의 아버지가 대기업 사장이라는 소문이 있다. 진실을 말해 달라. 또 어떻게 하면 그렇게 훌륭한 여자 친구를 만날 수 있나. 나에게 비법을 알려 달라."승진아, 잘못된 루머다.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네. 대기업 사장은 아니다. 여자 친구와는 사귄 지 6년 가까이 된다. 2005년 KTF 입단한 후, 후배가 주선한 소개팅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처음 만났을 때, 솔직히 큰 기대를 안 하고 소개팅 장소에 나갔는데 처음 보자마자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적극적으로 대시했다.
여자 친구는 서울대 음대 졸업하고 지금은 음악(플루트)을 하고 있다. 한복이 잘 어울리는 여자라고 할까. 내가 최대한 농구를 잘 할 수 있게 뒷바라지 해준다. 내가 많이 부족하지만 최고라는 마인드를 갖게 해주고, 용기를 북돋워주지. 참, 승진이 너도 지금 여자친구가 있잖아. 비법은 무슨 비법을 알려달라는 거니."
문태종(국가대표 선배·전자랜드)-내년 여름에 결혼한다고 들었다. 떨리지는 않는지, 준비는 잘하는지 궁금하다."네, 결혼식 날짜를 잡았어요. 5월 5일이랍니다. (어린이날과 겹치는데?) 그날이 좋다고 해서 잡았어요. 나중에 결혼기념일은 절대로 안 잊어먹겠죠. 하하. 결혼식장은 정했구요. 나머지 집이라든가 혼수 등은 천천히 준비해야죠. 신혼 여행이요? 글쎄요,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갔으면 하는데, 여자 친구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야겠죠."
전창진(KT 감독)-우리 팀에서 욕을 제일 많이 먹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하도 욕을 많이 들어서인지 이제는 별로 효과가 없어 보이기도 해.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웠어요. 감독님의 카리스마가 엄청났으니깐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감독님의 성향을 어느 정도 알겠고, 왜 혼을 내는지 알게 됐어요. 잘못 했을 때 혼 내는 것은 당연한 거죠. 그러다 칭찬을 받으면 최고의 찬사죠.
워낙 가끔 칭찬하시기에 잘 들을 수는 없지만요. 감독님에게 칭찬 받으면 여자 친구에게 자랑하는 거는 모르시죠. 지난 해 정규리그 우승한 후 안아주면서 '수고했다'라고 말씀해주신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답니다."
박상오(KT 동료)-앞으로 두 시즌을 더 뛰면 FA가 되는 거로 안다. 이른 질문이지만 FA가 되면 팀을 떠날 것이냐, 남을 것이냐. "형이 먼저 FA 되잖아요. 형이 먼저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웃음) 아직 FA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KT에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KT에 입단해서 끝까지 KT에서 뛰는, 오리온스에서 줄곧 뛰다가 은퇴한 김병철 선배처럼,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구단에서 그렇게 만들어줄 지 모르겠지만요, 하하."
이규섭(국가대표 선배·삼성)-국가대표 처음 됐을 때랑 지금이랑 형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 변한 것 같은데. 솔직한 대답을 해다오(웃음)."형도 저를 대하는게 맨처음 만났을 때와는 달라진 것 같은데요. 하하. 농담이에요. 서로 친해져서 농돔도 하고, 장난이 많아진 것 뿐이에요. 형을 대하는 마음은 항상 변함이 없는 거 잘 알잖아요. 형이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웃음)."
조성민은 지난 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이규섭과 한 방을 쓰면서 친해졌다. 조성민은 그 때 이후로 이규섭과 서로 통화, 문자를 자주 한다고 부연설명했다. 장난을 하면서도 말 속에 뼈가 있고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는 선배라고 감사했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사진=김민규, 송봉근, 이영목, 이호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