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불은 포뮬러원(F1) 최강이다. 2년 연속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차지한 제바스티안 페텔(24)과 올해 드라이버 랭킹 4위 마크 웨버(35)가 소속 선수다. 두 선수의 성적을 합쳐 매기는 팀 순위도 1위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팀 챔피언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레드불 레이싱을 이끄는 팀 대표 크리스티안 호너를 13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만났다. 레드불이 출전하는 코리아 그랑프리는 14~16일 전라남도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린다.
-F1의 매력은 무엇인가."F1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와 최고의 드라이버들이 실력을 겨룬다. 머신이 내는 굉음과 스피드는 믿기 힘들 정도로 대단하다. 한국인들이 차를 좋아하고 또 몇몇은 차를 빠르게 운전하지 않느냐.(웃음) 충분히 F1 대회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드라이버 출신인데."한때는 야노 트룰리, 후안 파블로 몬토야 등 세계적인 드라이버들과 겨뤘다. 그러나 F1 드라이버가 되기란 쉽지 않다. 드라이버를 한 경험이 팀 대표를 하면서 유용하게 쓰이는 건 분명하다."
호너는 1992년 영국 포뮬러 르노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던 유망주였다. 1994년부터 F3와 F2 대회를 거쳤고 1997년에는 F1의 바로 전 단계인 F3000에 발을 들였다. 그해 F3000팀 아든을 설립해 드라이버와 팀 운영을 병행했다. F3000 드라이버로 두 시즌을 보낸 호너는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1999년부터는 팀 운영에만 전념했다. 아든은 2002년부터 3년 연속 챔피언을 배출하며 최고의 팀으로 발돋움했다. 실력을 인정받은 호너는 2005년 레드불이 설립되면서 스카우트돼 최연소 F1팀 대표가 됐다.
-젊은 나이에 팀 대표가 되며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팀 운영 철학이 무엇인가. "드라이버, 미캐닉(차량 수리 기술자), 엔지니어, 머신 디자이너, 지원 스태프 등 팀에는 수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일할 사람과 운영 비용을 마련하는 일 하나하나 쉬운 게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적인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다. 그들이 분명한 목표를 향해 나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게 내 임무다."
레드불 레이싱에서 일하는 사람은 무려 600여명에 이른다.
-2006년 모나코 그랑프리 당시 알몸으로 수영장에 입수한 적이 있다. 왜 그랬나."2006년에는 초반 성적이 최악이었다. 모나코 그랑프리는 시즌 5번째 레이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 날 저녁 '우리팀 선수가 포디움 입상(3위 이내)을 하면 알몸에 수퍼맨 망토를 하고 수영장에 뛰어들겠다'고 주변인들과 내기를 걸었다. 내게는 불운하게도 우리팀 선수가 3위를 차지했다. 내기에서 졌으니 약속대로 해야했다. 그 때는 어려서 그랬다. 그 일을 교훈 삼아 이후로는 그런 내기를 하지 않는다."(웃음)
-제바스티안 페텔이 레드불의 전성기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텔은 어떤 드라이버라고 생각하나."20세부터 레드불에 활약했다. 그는 재능을 타고났고, 더 큰 비전을 향해 자신을 끊임없이 몰아붙인다. 그는 앞으로도 더 발전할 것이다."
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