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역시 짝짓기의 계절이다. 가을 타는 남자들이 결혼정보회사에 몰리고 기업들도 솔로 직원들을 위해 소개팅이나 연애 강좌을 열고 있다. 심지어 사찰도 중매쟁이로 나섰다. 최근 결혼정보회사에 솔로남의 가입 문의가 늘고 있다. 듀오 관계자는 "남자 고객들의 문의가 하루에도 서너통씩 온다"며 "가을에 남자 고객의 가입률이 평소보다 30% 증가한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봄에는 여자가, 가을에는 남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찾는다"고 했다.
가을에 남자가 결혼정보회사를 많이 찾는 이유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남성 호르몬의 변화를 일으켜 감수성이 예민해지면서 외로움을 더 타기 때문. 여기에 각종 파티나 모임이 많은 연말을 대비해 미리 여친을 만들고 싶어하는 솔로남들이 용기를 내서 결혼정보회사를 노크하고 있다.
짝을 찾아나선 솔로남들은 외모 치장에 열심이다. 멋져 보이기 위해 최신 가을 패션 의류나 액세서리 쇼핑에 나서고 있다. 인기 패션 아이템은 바지나 재킷에 넣어도 옷이 덜 불룩해지는 머니클립이나 패션 안경테, 여성 전유물로 여겨지는 스카프, 센스남으로 첫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컬러 양말 등이다. 오픈마켓 11번가 관계자는 "이번 달 남성용 가을 의류 및 잡화 매출이 지난 9월과 대비해 23~35% 상승했다"며 "가을은 확실히 남자의 계절인 모양"이라고 말했다.
기업간 미팅파티도 성행하고 있다. 회사가 나서서 솔로 직원들에게 소개팅을 시켜주는 것으로, 직원들이 원하는 회사를 선택하면 소개팅을 주선하게 된다. 한 회사는 솔로남 직원이, 다른 회사는 솔로녀가 나오는 식이다. 회사들은 사내에서 참가자를 모집해 주말에 단체 미팅파티를 연다. 미팅파티 진행은 레크리에이션 전문가에게 맡기는데 빼빼로 먹기 등 다양한 게임으로 부담감없이 짝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미팅파티 진행 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은 물론이고 보험사, 금융권 등에서 요청이 많다"며 "11월 말까지 주말 스케줄이 꽉 찼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팅 참가자의 회사를 미리 알고 하는 만큼 커플 성공률이 높다"며 "최근 은행권 회사끼리 20쌍이 했는데 13쌍이나 커플이 됐다"고 했다. 사찰에서도 외로운 남녀를 이어주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인터넷 중매카페를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충북 옥천 대성사는 다음달부터 선남선녀 만남법회를 매주 일주일 열기로 했다. 중매카페 회원과 중매 신청자를 대상으로 남녀 20쌍씩 초청해 1대 1 만남을 주선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23일부터 24일 오전까지 180명이 새롭게 회원에 가입하는 등 중매카페가 솔로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들은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다는 인사글은 물론이고 자신의 사진이나 직업 등을 공개하며 솔로탈출의 열망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