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주연의 '나와 스타의 99일'이 지난 23일 후지TV를 통해 첫 방송된 이후 시청률 10.2%(일본 비디오 리서치 집계)를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후지TV 측은 그동안 취약했던 시간대(일요일 오후 9시)에서 모처럼만에 두자릿수 시청률을 올린 것에 무척 고무됐다. 게다가 경쟁사인 TBS의 드라마 '남극대륙'과 정면대결에서 얻은 성적이라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남극대륙'은 일본 최고의 톱스타 기무라 다쿠야가 주인공을 맡은 작품이라 강력한 라이벌로 여겨졌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후지TV 드라마 스태프들은 김태희의 일본어 연기에 특히 호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김태희가 오히려 서툴게 하는 일본어가 드라마 리얼리티를 높이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극중 한유나의 캐릭터가 실제 김태희의 상황과도 맞아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나와 스타의 99일'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일본에 진출한 한류 여배우(김태희)와 그의 보디가드(니시지마 히데토시)간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진작에 일본에 건너간 김태희는 일본 에이전트사가 마련한 단체 숙소에 머물며 진짜 한유나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당초 김태희를 대상으로 쏟아졌던 반한류 분위기도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김태희에 대한 반한류가 아주 거센 것처럼 보도되는 것 같은데 이곳에선 전혀 그런 걸 느낄 수 없다. 때문에 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도 못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후지TV는 24일 자사 홈페이지에 김태희 인터뷰를 싣는 등 드라마 홍보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이 인터뷰에서 김태희는 "매일매일 촬영이 즐겁다. 일본어가 능숙하지 않아서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서로 일본어·한국어를 가르쳐 주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면서 "일식도 좋아하지만 오랜 체류를 위해 어머니가 밑반찬과 삼계탕·설렁탕 등을 해주셨다. 앞으로의 (드라마) 결과에 나 역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