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팀'에 '하부리그 전문 감독'이 왔다. 그리고 그의 개혁이 무서운 돌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1-2012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돌풍이 무섭다. 뉴캐슬은 지난 1일(한국시간) 스토크시티와의 10라운드 원정에서 3-1로 이기며 3위로 뛰어올랐다.
뉴캐슬은 올 시즌 6승4무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 행진을 하고 있는 팀은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9승1무) 뉴캐슬 두 팀뿐이다.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7승2무1패를 기록 중이다.
◇앨런 파듀 감독의 칼날
앨런 파듀(50)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이던 12월 뉴캐슬에 부임했다. 크리스 휴튼의 후임으로 온 파듀 감독은 경력이 별 볼 일 없었다. 지역 언론은 비난을 쏟아냈다. 뉴캐슬은 2004년 이후 감독을 8차례 바꿨다. 1년 이상 지휘봉을 잡았던 지도자가 없었다.
파듀 감독은 주로 하부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내세울 것 없던 선수 경력 탓에 하부리그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성적은 좋았다. 2002년 3부리그를 떠돌던 레딩을 2부리그로 올려놨고, 2004년 웨스트햄을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시켰다. 2009년에도 사우스햄프턴을 3부리그 우승팀으로 만들었다.
그는 오자마자 칼을 빼들었다. 핵심 공격수 앤디 캐롤을 리버풀로 보냈다. "팀 분위기를 해치는 선수는 필요 없다"는 게 이유였다. 캐롤은 지난해 팀 동료 스티브 테일러와 난투극을 벌였고, 여성 폭력으로 입건된 적이 있다. 뉴캐슬은 캐롤을 보내며 630억원의 이득을 챙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더 큰 결정을 했다. 지난 시즌 주장 놀란을 2부 리그로 강등된 웨스트햄에 헐값(89억원)에 팔았다.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게 이유였다. 또 트위터를 통해 팀을 비난하고 감독에게 항명한 바튼(QPR)과 호세 엔리케(리버풀)도 내보냈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빠져나간 뉴캐슬은 시즌 전 강호로 분류되지 않았다. 팬들 사이에서는 '또 강등당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1990년대 중반 상위권을 달렸던 뉴캐슬은 2008-2009 시즌 18위로 추락, 2부리그로 강등된 적이 있다.
◇'착한 선수'들의 등장
파듀는 조용하고 말 잘 듣는 선수들을 영입했다. 스타 선수보다는 싼 값에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를 선호했다. "팀 분위기를 바꾸겠다"고 말한 그대로였다. 뉴캐슬의 올 시즌 최대 이익은 공격수 뎀바 바의 영입이다.
지난 시즌 웨스트햄이 강등당하자 재빨리 바를 빼왔다. 돈 한 푼 들이지 않았다. '강등시 이적료 0원'이라는 조항을 잘 이용했다. 바는 올 시즌 5골을 터뜨리며 기대에 부흥하고 있다. 지난 1일 스토크시티 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방황하고 있던 가브리엘 오베르탕을 53억원의 비교적 싼 가격으로 데려왔다. 오베르탕은 맨유 시절부터 조용하고 과묵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었다.
후반 조커로는 아메오비 형제를 중용한다. 이유는 성실함이다. 형 숄라 아메오비(30)와 동생 새미 아메오비(19)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술·담배를 전혀 하지 않고, 매년 꼬박꼬박 기부를 하고 있다.
파듀는 "주축 선수들이 나갔다고 걱정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3위라는 순위가 보여주고 있다. 뉴캐슬은 강하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