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북 현대의 권순태(27)가 상주 상무에 입대하며 골키퍼 연쇄이동이 있었다. 올해는 한 팀의 문제가 아니다. 승부조작과 군입대로 절반이 넘는 K-리그 구단이 골문에 구멍이 났다. 전북이 데려온 염동균(28)과 광주FC의 성경모(31), 상주의 김지혁(30) 등 골키퍼는 승부조작으로 축구계를 떠났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수문장 김호준(27)은 상주에서 군생활을 할 예정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시즌 초반 주전으로 도약한 윤기원(24)을 잃었고, 송유걸(26)까지 경찰청에 입대할 계획이다.
당장 급하진 않지만 백업 골키퍼를 구하는 구단도 많다. 포항 스틸러스는 올 시즌 신화용(28)이 왼손에 부상당하며 골문에 약점을 드러냈다. 김다솔(22)이 백업으로 뛰었지만 실수가 잦았다. 전남 드래곤즈와 경남FC·대전 시티즌에는 노장 골키퍼가 뛰고 있다. 이운재(38·전남)와 김병지(41·경남)·최은성(40·대전)은 2002년 월드컵을 함께 한 선수들로 기량이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다.
2012년에는 승강제가 시작된다. 각 팀은 안정적인 골키퍼를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그러나 이적 시장에 나온 주전급 골키퍼는 강원FC의 유현(27) 정도다. 유현은 FA(자유계약)으로 풀려 여러 구단의 영입리스트에 올랐다.
괜찮은 신인도 없다. 9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33명의 골키퍼가 지원했다. 그러나 4명만 지명을 받았다. 그나마 6라운드에 2명, 번외지명으로 2명이 뽑혔다. 하강진(성남)·이범영(부산)·이호승(이상 22·콘사도레 삿포로) 등 드래프트에 지원할 연령대 골키퍼는 이미 프로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