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김성근(69) 전 SK 감독을 초대 감독으로 추대했다. 고양 관계자는 10일 "김성근 감독과 교감을 나눴다. 한국 최고의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모시려 한다"고 밝혔다. 김 전 감독은 "아직 (계약서에)사인 하지 않았다. 확정됐다고 할 수 없다"고 했지만 "고양의 창단을 돕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크게 봐서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한 일이다. 열심히 돕고 있다"고 전했다. 복수의 관계자가 "김성근 감독님이 고양의 제의를 받아들일 것 같다. 고양 원더스는 감독님의 명성에 걸맞은 대우를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현재 프로야구 8개구단 감독의 평균연봉 이상 수준을 받을 것으로 전해져 고양 원더스의 야심찬 창단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고양 원더스는 (유)원더홀딩스의 허민(35) 대표가 고양시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지원을 받아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 등으로 성공을 거둔 청년 사업가 허 대표는 9월 15일 창단협약식에서 "프로야구 2군팀에 준하는 금액을 기부하여 역량있는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고, 선수들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KBO는 2012년부터 프로야구 2군 리그인 퓨쳐스 리그에 고양의 경기일정을 편성토록 했으며, 고양시는 8월 개장한 국가대표훈련장을 홈구장으로 쓸 수 있도록 승인했다.
허 대표는 "김성근 감독님과 같은 분을 사령탑으로 모시고 싶다"고 수차례 이야기한 바 있다. "2군 어떤 구단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겠다"는 설명도 더했다. 호언이 아니었다. 허 대표는 SK에서 해임된 후 성균관대와 서울고를 오가며 인스트럭터로 일하고 있는 김 전 감독을 찾아 팀 창단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김 전 감독은 당시 "참 재미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허 대표는 전화 통화와 지인을 통해 "감독님을 고양 사령탑으로 모시고 싶다"고 꾸준히 요청했고, 긍정적인 답을 들었다. 그는 김 전 감독에게 "현장, 그리고 선수단 구성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김 전 감독은 고양 창단을 위한 준비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