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싸움은 없었다. 사제간 인연을 맺었던 최강희(52) 전북 감독과 김호곤(60) 울산 감독은 상대를 치켜세우기 바빴다.
두 감독은 28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상대팀 전력을 높게 평가했다. 최강희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PO)부터 강팀들을 연달아 꺾은 울산의 상승세를 두려워했다. 반면 김호곤 감독은 최강희 감독의 최근 업적을 높게 평가하며 "존경할 만한 후배"라고까지 했다. 상대팀의 단점을 지적해달라는 유도성 질문에도 서로 칭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두 사람은 1983년 울산 현대의 창단 멤버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김 감독은 코치, 최 감독은 선수였다. 김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최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제자다. 울산 현대 창단할 때 한일은행에 있던 최강희를 스카우트했다. 선수생활할 때도 팀의 모범생이었다. 축구생활하면서 정말 운동장에서 존경할 만한 선수가 이영무와 최강희"라고 말했다.
최 감독이 이에 화답했다. "과찬을 해주셔서 몸둘바 모르겠다"는 최 감독은 "울산은 창단 때부터 합류해 은퇴한 팀이다. 항상 애정이 남아있다. 울산과 챔프전을 치른다고 하니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김 감독님과의 특별한 관계도 생각난다"고 말했다.
상대팀 전력에 대해서도 칭찬 일색이었다. 김 감독은 "K-리그에서 3년째 감독을 하지만 전북과 대결은 항상 까다롭다. 승률도 좋지 않았다. 정상 컨디션에서도 승리하기가 쉽지 않다"며 전북의 전력을 인정했다. 또한 "이동국·에닝요 등 공격진이 막강하고 서정진을 국가대표로 키워냈다"며 "전북의 막강한 공격력을 체력이 떨어진 우리 수비진이 버텨낼 수 있느냐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울산이 무서운게 아니라 감독님이 무서워지셨다"고 운을 뗐다. 울산은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강력한 수비에 더해 빠른 역습까지 갖춘 무서운 팀으로 거듭 났다.
특히 김 감독은 수원과의 준PO에서 승부차기를 앞두고 김영광 대신 김승규를 투입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띄워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동안 울산의 경기를 지켜본 최 감독은 김 감독의 용병술에 새삼 감탄을 느끼게 됐다. 두 감독의 지략 대결은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