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뜨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스토리가 탄탄하고 재밌거나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했을 경우다. 최근 종영한 MBC 일일극 '불굴의 며느리'는 후자의 이유로 주목받다가 극 중반에 넘어서면서 전자의 이유로 인기를 끌었다. '불굴의 며느리'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데에는 주인공 박윤재(30)의 몫이 컸다. 어느 순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박윤재를 보려고 드라마를 본다'는 글들이 넘쳐났을 정도다.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박윤재를 드라마 촬영이 모두 끝난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났다. 드라마의 흥행으로 자신감이 넘칠 법도 한데 그는 "부족한데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사랑과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다음 작품 선택을 잘 해야할 것 같다"고 겸손하게 자신을 낮췄다.
-첫 주연작을 무사히 끝냈다. 수고했고, 축하한다.
"감사하다. 7개월 동안 쉬지 않고 촬영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드라마를 잘 끝낼 수 있었다."
-드라마 종영 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은 없나.
"있다. 잠·여행·연애다. 하하. 잠은 이미 실컷 잤다. 여행은 조만간 푸켓으로 갈 예정이다. 연애는….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닌 것 같다."
-'불굴의 며느리' 출연 전과 후 달라진 인기를 실감하나.
"물론이다. 신기할 정도로 많이 알아봐주신다. 어딜 나가면 꼬마 아이부터 할머니들까지 다들 날 보고 '신우씨~신우씨~'라고 부른다. 극중 신애라 선배님이 '신우씨~'라고 부르는 것을 따라하시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을 보면 재밌다."
-드라마가 끝났는데 '불굴의 며느리'를 다시 보고 있다고 들었다.
"1회부터 최종회까지 컴퓨터에 전부 다 다운받았다. 한참 바쁘게 촬영하는 동안에도 틈틈이 예전 방송분을 봤다. 가끔 연기가 안될 때 1회를 보면서 처음 드라마를 촬영할 때 스스로 다짐했던 것들이 떠오른다. '더 잘해야지'라는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신애라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좋았다. 선배님이 잘 이끌어주셨다. 극중에서 신애라 선배님과 결혼하고 닭살 애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많았다. 초반에는 신애라 선배님과 뽀뽀를 하거나 포옹하는 장면을 찍을 때 마다 차인표 선배님의 얼굴이 떠올라 많이 조심스러웠다. '내가 이렇게 연기해도 되나'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연기자로서 이해하실거라고 생각해서 대본대로 연기를 했다."
-극중 맡았던 문신우 캐릭터처럼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갈등한 적이 있나.
"있다. 내가 사랑했던 여자를 가족들이 싫어한 적이 있었다.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내 생각은 변함없다. 연애를 할 때는 내 감정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그래야 후회를 하지 않을 것 같다. 그 때 그 분과 헤어질 때도 가족 때문에 이별한 건 아니었다."
-팬들이 드라마 팀을 위해 100인분 뷔페를 마련한 적이 있다고.
"팬들에게 정말 큰 선물을 받았다. 출연진과 스태프들에게 식사 대접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어깨가 저절로 으쓱해지더라."
-드라마 한 편으로 '대세남'이 된 후 가족들의 반응은.
"누나(채림)는 '잘 된 일이다'며 좋아한다. 예전에는 가족의 모든 관심이 누나였다. 하지만 '불굴의 며느리' 이후 어머니가 갑자기 나한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하. 어느 날 불쑥 어머니가 내 방에 들어오시더니 '사인 요청받은 게 있다'며 흰 종이를 내미셨다. 어머니는 주변에서 '밥 사'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더라."
-차기작은 어떤 걸로 정했나.
"아직 생각중이다. 쉽게 못 정하겠다. 나를 이끌어주실 수 있는 작가님과 감독님이 누구인지 생각하면서 캐릭터가 어떤지 살펴봐야해서 차기작 선정을 신중하게 하려고 한다. 돌다리를 계속 두드리는 중이다. 생각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시기다."
-드라마가 잘 끝났는데도 고민이 많은가보다.
"잘 끝났기 때문에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어렵게 온 기회인데 앞으로 더 잘해야하지 않겠나.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생활적인 측면도 자제를 하려고 노력중이다. 말이나 행동을 모두 조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박윤재에게 '불굴의 며느리'란.
"앞으로의 박윤재를 있게 한 드라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이 많은 드라마다.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하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는 말은 자신있게 할 수 있다. 내가 무너지지 않고 잘 견딜 수 있도록 옆에서 항상 응원해준 감독님과 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시청자분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