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말산업 성장을 위한 정책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승마의 균형적인 발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말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승마 발전이 기본적으로 선행돼야 하는데 승마 발전은 저변확대와 함께 국제 경쟁력 향상은 기본이다. 저변확대와 국제대회 경쟁력은 승마발전을 위한 두 개의 기둥이다. 그런데 최근 말산업 발전을 위한 승마 사업이 대부분 저변 확대에만 집중돼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재로 올해 말관련 사업을 보면 전국민말타기 운동·클럽리그전·유소년 승마·재활승마박람회·생활체육 교관양성 과정·연예인승마단 창단 등 대부분이 저변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조직적인 투자는 미미하고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올해 말산업특별법이 시행되면서 말산업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RA한국마사회는 국내 말산업을 발전시켜 향후 승마용 국산마를 역수출하겠다는 야심적인 계획을 세우고 승용마 생산을 목표로하고 있다.
그러나 현 상황처럼 저변확대에만 집중할 경우 당초 목표인 국산승용마 수출은 그림속의 떡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승용마 수출을 위한 첫번째는 국제대회에서 국내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올려 한국 승마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 선수들은 이렇다 할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고 향후 출전 계획도 없다. 현재 국내 대표급 선수들의 실력은 유럽권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원이 부족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승마 단체전 8위를 차지했던 삼성승마단 선수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지만 이들은 아테네 이후 올림픽·세계선수권에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2014년 노르망디 세계선수권 출전도 어렵다.
문제는 승마 시장의 특성상 한국 승마가 국제대회에서 실력을 갖지 못한다면 뛰어난 능력의 말을 생산해도 수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금메달리스트인 최준상(33)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승마계에도 박세리·김연아·박태환 같은 선수가 빨리 나와야 국내 승마가 발전할 수 있다. 가장 빠른 저변확대 수단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한다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승마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정균(48) 갤러리아승마단 감독도 "저변확대는 잘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국제대회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장기 계획은 없다. 반면 우리의 경쟁상대인 대만·일본·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시리아 등은 2010 미국 켄터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등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답답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