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뭐니 해도 혹한에는 '남의 털'만한 게 없다. 거리에는 윤기 자르르 흐르는 털을 바람에 날리며 걷는 '퍼 마니아'들이 늘었다. '퍼 런웨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모피반대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은 기함할 얘기지만, 모피는 여성들의 겨울 로망이자 마음 속 위시리스트 1순위다. 예전엔 '부의 상징' 쯤으로 치부됐지만 요즘은 옷 좀 입는다는 패션 피플이라면 하나쯤은 소장하고 있을 만큼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그래서인지 모피도 젊어졌다. '사모님'들이나 입을 법한 시커먼 모피가 아닌 퍼플, 그린, 레드, 블루 등 비비드한 색감을 자랑하는 모피들이 대거 등장했다. 모노톤 일색인 겨울 아우터들 사이에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요기조기 활용성이 좋은 퍼 베스트 역시 한층 화려하고 풍성해진 디자인으로 선보이고 있다. 퍼 베스트는 재킷 뿐 아니라 원피스, 셔츠, 니트와 다양한 레이어링이 가능한 것이 장점.
또 합성소재나 니트를 활용한 가공법으로 한결 가벼워졌다. 길이도 짧아져 활동성도 살렸다.
올겨울 '잇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퍼, 스타들은 어떻게 입었을까?
▲한채영, 럭셔리 코트로 섹시하게 척 보기에도 억 소리 난다. 모피 중 최고가인 세이블(담비)을 한채영이 두르니 더욱 럭셔리해 보인다. 제일모직 '데레쿠니' 화보에서 한채영은 야성적인 느낌의 퍼 코트에 강렬한 눈빛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섹시미를 발산했다.
▲신세경, 쇼트 재킷으로 러블리하게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천재 궁녀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신세경. 한복을 벗고 오랜만에 또래의 러블리한 감각을 뽐냈다. 브랜드 숲(SOUP) 모델인 신세경이 선택한 건 부드러운 리얼 래빗 퍼 소재의 쇼트 재킷. 20대 초반의 영 걸이라면 가격적인 부담이 적은 토끼털이 좋다. 신세경은 어깨를 감싸주는 넓은 카라와 햄 라인의 사랑스러운 셔링 디테일을 살린 재킷 아래 찰랑거리는 화이트 플리츠 스커트를 매치했다.
▲조윤희, 후드 베스트로 발랄하게 가볍고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조윤희처럼 밍크 퍼 베스트를 선택하자. 코트가 너무 부해보이거나 부담스럽다면 베스트가 정답. 모직 코트 위에 겹쳐입거나 원피스 위에 걸쳐도 좋고, 데님과 같은 캐주얼에도 잘 어울린다.
▲송지효, 재킷 베스트 레이어드로 멋스럽게 송지효는 양가죽에 여우털의 조합이 럭셔리한 베스트를 재킷 위에 걸쳐 보온성도 살리고 깔끔한 멋도 냈다. 카멜색 모직 더블 브레스트 재킷과 브라운색 스커트의 톤온톤 코디가 멋스럽다. 레오퍼드 패턴의 이너와 골드 스티치로 블링블링한 효과를 내는 스커트는 퍼 베스트와 매치하면 연말 파티룩으로도 손색없다. 예쎄 제품.
▲수애, 밍크 재킷으로 우아하게 요즘 '대세'로 떠오른 수애는 올리비아 로렌의 밍크 재킷을 입고 특유의 우아미를 뽐냈다. 보라빛 니트 원피스 위에 그라데이션 밍크를 걸쳐 원숙미가 느껴진다. 모피임에도 잘록한 허리선을 강조한 스타일링에 주목할 것.
▲이민정, 레오퍼드 재킷으로 캐주얼하게 이민정은 베스띠벨리 화보에서 표범 무늬의 밍크 재킷으로 젊은 모피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애니멀 프린트는 자칫 나이 들어보이기 쉬운데 이 밍크는 허리선에 딱 떨어지는 슬림한 절개와 노 카라 디자인으로 트렌디해 보인다. 털 자체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블랙 계통의 무난한 이너를 선택하는 게 좋다. 이런 스크랩(작은 모피 조각들을 이어붙이는 스타일) 재킷은 통밍크보다 저렴하고 어리고 독특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어 일반 패션 브랜드에서 애용되는 소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