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차기 감독으로 외국인 감독들을 물망에 올려놓고 있다. 현재로서는 스벤 예란 에릭손과 세뇰 귀네슈, 카를루스 둥가 등 세 사람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일간스포츠가 세 감독의 장단점 및 대표팀 감독직 수락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점검했다.
▶스벤 예란 에릭손
장점: 스웨덴 리그 우승 1회(FA컵 우승 2회), 이탈리아 리그 우승 1회(FA컵 우승 4회), 포르투갈 리그 우승 3회(FA컵 우승 1회). 에릭손 감독이 클럽에서 거둔 빛나는 성과다. 이밖에도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1회, UEFA컵 우승 1회·준우승 2회, UEFA 컵위너스컵 우승 1회를 기록한 우승 제조기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잉글랜드 역사상 첫 외국인 지도자였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예선까지는 멕시코를 이끌다 해임됐으나 본선 직전에 코트디부아르를 맡았다. 세계축구의 흐름이나 경향에 대해서 익숙하다. 이름 값만 놓고 보면 최고다.
단점: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 한국 선수들에 대해서도 지식이 거의 없는 편이다. 월드컵 본선 성적표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잉글랜드에서도 8강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코트디부아르는 조별리그 예선 통과에 실패했다. 잉글랜드 감독 시절 협회 여직원과 스캔들때문에 이미지를 구겼다. 2000년 초까지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지만 그 이후에는 다소 부진하다는 것도 약점이다. 하지만 이런 약점 때문에 한국에서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걸림돌: 계약 금액이다. 잉글랜드 감독 시절 500만 파운드(약 900억원)까지 치솟았던 몸값은 20~30억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금액이다.레스터 시티 감독직에서 물러나 거취는 자유롭지만 거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협회는 11억원을 연봉 가이드라인으로 발표했다. 에릭손 감독의 에이전트는 “협상이 왜 있는가”라며 충분히 조율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세뇰 귀네슈
장점: 2007년부터 2009년까지 FC서울 감독직을 수행해 한국 선수들과 한국을 잘 안다. 특히 대표팀 주축 선수인 박주영과 기성용, 이청용 등을 직접 기용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한국 문화나 선수들 분위기에도 익숙해 쿠웨이트전을 앞둔 상황에서 외국인 감독 중에서는 가장 무난한 카드로 손꼽힌다.
단점: 국가대표팀 지도자 경력이 짧다. 감독직을 수행한 23년 중 대표팀을 맡은 건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터키 대표팀을 맡은 것이 유일하다. 해외파 선수들이 많은 대표팀 운영방식에 적응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월드컵에서는 4강이라는 신화를 이뤄냈다. 그러나 FC 서울을 지도하는 3년 동안은 단 한 개의 우승컵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걸림돌: 터키에서 트라브존스포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상태다. 연봉도 20억원대로 많은데다 계약기간도 2013년까지다. 지난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신임도 두텁다. 올시즌은 중위권을 맴돌고 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조기 탈락했지만 팀에 대한 책임감이 크다. 귀네슈 감독을 매우 잘 아는 한웅수 FC 서울 단장은 “귀네슈 감독은 수도사처럼 사생활이 완벽한 사람이다. 도덕적인 면도 매우 중시한다. 트라브존스포르가 귀네슈 감독을 잡는다면 이를 가볍게 뿌리칠 사람이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카를루스 둥가
장점: 2014년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 출신이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경우 훈련장과 연습 상대, 현지에 대한 정보 입수 등 여러 가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그 동안 유럽 지도자 일색이었던 대표팀에 새로운 축구 스타일을 접목시킬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선수 장악 면에서 유리하다는 것도 이점이다.
단점: 지도자 경력이 나머지 후보들에 비해 짧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브라질 국가대표와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지낸 게 전부다. 월드컵에서도 4강 진출에 실패해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한국 축구와 문화에 적응할 지 여부도 미지수다. J-리그에서 4년간 뛴 적이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완전히 다르다.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도 그리 매력적이지는 않다. 둥가 감독은 철저한 실리 축구를 추구했다. 화려한 브라질 공격수의 장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브라질이라는 특급 팀의 감독만 지냈던 둥가가 한국에서 제대로 지휘력을 발휘할 지 매우 불확실하다.
걸림돌: 영입 조건 면에서는 앞선 두 감독보다 수월하다. 브라질 감독 시절에는 125만달러(약 14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상대적으로 몸값이 싸다. 올해 중반 알라얀(카타르)과 계약에 실패해 현재 무적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