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해 보다 2011년 지상파 3사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매년 대상 후보로 유재석과 강호동이 거론되며 둘 중 누가 수상을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지난 9월 강호동이 잠정 은퇴를 선언, 2강 구도가 무너지면서 올해는 강호동을 대신해 누가 유재석과 경합을 벌일지가 관전 포인트다. 유재석을 꺾고 새로운 예능킹·퀸이 탄생할지 여부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어떤 프로그램이 2011년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꼽힐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MBC '나는 가수다' KBS 2TV '불후의 명곡2' SBS '짝' 등 이번 한 해동안 새롭게 선보여 화제를 모은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이다. 2011년 MBC·KBS·SBS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을 미리 들여다봤다.
▶ MBC (29일·오후 9시55분)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은 자칫 싱거운 게임이 될 수 있다. '국민 MC' 유재석의 3년 연속 대상 수상이 유력한 가운데 현재까지 별다른 대항마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박명수·정형돈·윤종신 등 예능 2인자들이 '국민MC' 아성에 도전했지만 힘이 부족했다. 강호동의 갑작스런 은퇴도 유재석의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지는데 한 몫했다.
유재석은 MBC 예능프로그램의 오른팔이나 다름없는 '무한도전'과 '놀러와'를 변함없이 이끌며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굳건히 자리했다. 특히 '무한도전'에서는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동계올림픽특집' '조정특집' 등 수많은 도전으로 웃음과 감동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해 '국민 MC'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유재석이 올해 대상을 받는다면 데뷔 후 지상파 3사를 통틀어 총 8번의 대상을 수상하게 돼 이경규를 제치고 이 부문 역대 단독 1위에 오르게 된다.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의 또 다른 볼거리는 지난해 '세바퀴'가 탈환했던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이다. '세바퀴'는 지난해 이 부문에서 4년 연속 왕좌를 지켰던 '무한도전'을 제치고 수상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올해는 각종 신드롬을 만들어내며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나는 가수다'가 수상을 노리고 있다. 결과는 방송 당일 시청자 문자투표로 가려진다.
이밖에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약진도 기대된다. 백진희·박하선 등 최근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웃음을 자아내고 있는 만큼 코미디 부문 강력한 수상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6년 정성호 이후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 이 상을 받아보지 못한 MBC 개그맨들이 코미디 잔혹사를 떨쳐내고 수상자 명단에 오를지도 관심거리다.
▶KBS (24일·오후 9시5분)
강호동의 부재는 KBS 방송연예대상의 가장 큰 변수다. 21일 KBS가 발표한 대상 후보자 명단(김병만·유재석·신동엽·이경규·이승기)에서 강호동이 결국 제외되며 KBS 연예대상은 혼전양상이다. 타사도 강호동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건 마찬가지. 하지만 KBS의 대표 프로그램이 강호동이 출연했던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인 만큼 고뇌의 깊이가 남다르다. 지난해에는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으로 이경규가 대상을 받았지만 올해에는 '남격'이 다소 부진해 강호동의 부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이런 분위기 속에 KBS 2TV '개그콘서트-달인'에서 활약한 김병만과 '해피투게더 시즌3'의 유재석이 유력한 대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강호동 하차 후 '1박 2일'에서 흔들림없이 프로그램을 지킨 이수근은 아쉽게도 대상 후보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다수의 방송 관계자들은 최근 김병만이 최장수 코너인 '달인'을 약 4년 만에 폐지한 만큼 KBS가 그 공을 인정해 김병만에게 대상을 주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대상만큼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는 부문은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이다. 이 부문은 2008년부터 3년 연속 '해피선데이'가 차지했지만 올해는 '개그콘서트'가 강세를 보이며 양강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개그콘서트'가 최근 14주째 주말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피선데이'의 독주를 막을 가능성이 높다.
신인상과 우수상, 최우수상은 '개그콘서트' 팀이 싹쓸이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 '애정남' '감수성' '생활의 발견' 등 다수의 코너들이 골고루 한해동안 사랑을 받으며 수 많은 유행어와 화제를 낳았기 때문이다. 특히 '사마귀 유치원'과 '애정남'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던 최효종은 다관왕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SBS (30일·오후 8시50분)
SBS 방송연예대상은 손에 땀을 쥘 정도는 아니지만 적당한 긴장감이 흐르는 시상식이 될 전망이다. 대상 후보로 '강심장' MC 이승기와 '정글의 법칙'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에 출연한 김병만, '런닝맨'의 유재석이 물망에 올라있다. 노련미로 따졌을 때는 유재석이 대상을 받아 마땅하지만 강호동이 하차한 후에도 혼자 꿋꿋하게 '강심장'을 이끌어온 이승기도 확률이 높다. 이승기가 지난 20일 방송된 '강심장'에서 "대상을 주시면 좋죠. '강심장'이 지금까지 계속 잘 유지됐기 때문에"라며 대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후 네티즌들은 '진짜 이승기가 대상을 받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빙판에서 묘기에 가까운 피겨스케이팅 실력을 뽐내고, 사막과 정글 등 오지에서 수 개월간 생활하며 '달인'의 면모를 선보인 김병만도 막강한 대상 후보다.
'시청자가 뽑은 최우수 프로그램상'이 어떤 프로그램에게 주어질지도 시청자들의 관심사다. 이 부문은 연예인이 단 한 명도 출연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짝'과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정글의 법칙', 최근 상승세인 '런닝맨'의 대결로 좁혀지고 있다. 특히 '짝'의 경우 일반인들이 출연한 까닭에 예능상을 줄 출연진은 없지만, 그동안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아이디어와 독특한 컨셉트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상과 더불어 연출상까지 수상할 확률이 높다.
어떤 비(非) 예능인이 예능감을 인정받고 상을 받을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MC 신고식을 치른 배우 한혜진과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 아이유, '런닝맨'을 통해 예능감을 검증받은 리쌍의 개리와 탤런트 이광수가 한 해 동안의 활약을 인정받고 예능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