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지상파 3사의 연기대상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올해는 30일에 행사를 개최하는 MBC를 제외하고 KBS와 SBS가 31일 늦은 오후에 연기대상을 생방송으로 내보낸다. 대상 수상자는 새해를 맞이함과 동시에 최고의 영예를 누리게 되는 셈. 각 방송사별로 쟁쟁한 후보들이 수상을 두고 경합을 펼치고 있어 관계자 및 대중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상태다. 지상파 3사 연기대상의 주요 후보들을 살펴봤다.
▶MBC- '최고의 사랑' 차승원 압도적 지지
지난해까지 '연기대상'이라는 타이틀을 쓰다가 올해부터 '드라마 대상'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1년간 드라마 흥행성적이 SBS나 KBS에 비해 좋지는 않은 편.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평균 시청률 20위권 내에 들어간 MBC 드라마가 '욕망의 불꽃' '반짝반짝 빛나는' '마이 프린세스' '최고의 사랑' 등 4편 뿐이다.
그중 흥행성적과 화제성 등을 고려할때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최고의 사랑'에서 독고진 역을 맡아 신드롬을 형성한 차승원과 '반짝반짝 빛나는'의 김현주 등이다. 그중 차승원은 '이변이 없는 한 상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까지 들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고의 사랑'에 투입될 당시 주연으로 캐스팅됐던 이승기가 빠지면서 대타로 기용됐지만 '세상에 둘도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 올해 드라마속에서 가장 빛난 남자주인공으로 지목됐다.
김현주도 2년만에 돌아온 안방극장에서 장타를 날렸다.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어린시절 뒤바뀐 운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극복해나가는 한정원 역을 맡아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시청률 순위 20위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화제가 됐던 작품 '로열패밀리'의 염정아와 김영애도 대상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극중 두 사람은 각각 재벌그룹의 회장과 며느리 역을 맡아 불꽃튀는 연기대결을 펼쳤다. 감정을 억누르다가도 일순간에 폭발시키는 등 기복이 심한 캐릭터를 '빙의된 듯한' 연기력으로 소화해 '역시 베테랑'이란 말을 들었다. 대상 수상이 좌절된다고 하더라도 최우수상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MBC 일일극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불굴의 며느리'도 주목할만한 작품. 그중 주연을 맡아 극을 이끈 신애라도 최우수상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최고의 사랑'에서 차승원과 멜로연기를 펼친 공효진과 함께 최우수상을 두고 박빙의 승부를 펼치게 될 전망이다.
30일 오후 9시 55분 생방송.
▶KBS-'공주의 남자' 박시후 vs '브레인' 신하균
만만치않은 배우들이 대상후보로 거론돼 혼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KBS 측이 발표한 대상후보 중 수상가능성이 높다고 꼽히는 배우는 '브레인'의 신하균, '공주의 남자'에 출연한 박시후·김영철, '웃어라 동해야'의 도지원, '오작교 형제들'에서 열연하고 있는 김자옥 등이다.
그중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신하균과 박시후다. 시청률만 따져보면 40%대를 넘어선 '웃어라 동해야'와 30%대에 진입한 '오작교 형제들' 등 주말극에 출연한 배우가 유리한 게 사실. 하지만, '체감시청률'을 고려한다면 '브레인'과 '공주의 남자'를 따라올 수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주의 남자'는 방송 당시 20%대를 넘어서 수목극 1위를 고수했다. 그 뿐 아니라 145억원대의 광고수익을 올렸고 해외 10여개국 수출까지 성사되는 등 KBS에 큰 기여를 했다. 올해 가장 이슈가 된 드라마 중 한 편인 만큼 '공주의 남자'에서 대상이 나와도 의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주연을 맡은 박시후에게 포커스가 맞춰진다. 압도적인 카리스마의 김영철이 함께 후보에 올라있지만 스타성과 흥행에 미친 기여도 등을 따지면 박시후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신하균 역시 막강한 대상후보다. 복잡한 캐릭터의 내면을 실감나게 표현해 연일 호평을 들으며 연기파 배우로서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심장이 하균하균' 등의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데뷔후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대상 외 타 부문 수상후보들의 각축전도 치열하다. 우수상 중편드라마 부문에 '공주의 남자' 이민우와 홍수현, '영광의 재인'에 출연중인 박민영과 천정명 등 큰 인기를 모았던 배우들의 이름이 올라있어 수상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우수상 미니시리즈 부문에도 '드림하이'의 배수지와 '브레인' 최정원, '강력반'의 송지효가 수상을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31일 오후 9시 50분 생방송.
▶SBS- 한석규·박신양 각축전에 수애·김선아 가세
올해 유독 히트작이 많다. '대박'은 아니더라도 '중박' 이상을 기록한 드라마와 화제의 배우가 많아 3사 연기대상 중 가장 불꽃튀는 경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는 배우는 역시 '뿌리깊은 나무'의 한석규다. '뿌리깊은 나무'는 전국시청률 25%대를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모으면서 수목극 1위를 지킨 것은 물론이고 완성도 면에서도 '명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하반기 마지막 작품으로 심사위원단과 대중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돼 시기적으로도 유리하다. 장혁 등 선 굵은 배우들이 대거 투입됐지만 그중에서도 세종대왕 역의 한석규는 단연 돋보였다. 16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해 '지상파 3사를 다 합쳐도 올해 연기대상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말까지 듣고 있다.
'싸인'의 박신양도 만만치않다. 극중 냉철한 성격의 법의학자 역을 맡아 드라마 인기를 견인했다. 지난 2004년에 '파리의 연인'으로, 2007년에도 '쩐의 전쟁'을 통해 SBS에서 연기대상을 수상했던만큼 연기력 및 인지도에서 한석규에 밀리지 않는다. 한석규와는 동국대학교 연영과 선후배 사이일뿐 아니라 90년대 중·후반 영화를 통해 대표적인 멜로배우로 경쟁을 펼쳤던 인연이 있다. 저력있는 두 배우의 이번 맞대결에 이목이 집중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무사 백동수'의 최민수와 전광렬도 수상후보로 거론됐다. 연기력으로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중견배우들. 각각 조선 최고의 무사 역을 맡아 팽팽한 카리스마 대결을 펼쳤다. 극중 비중 때문에 대상에서는 멀어진다고 해도 최우수상은 받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여인의 향기'와 '천일의 약속'에서 각각 시한부 캐릭터를 연기한 김선아·수애도 대상 및 최우수상 수상후보로 꼽힌다. 김선아는 암 말기 판정을 받고 좌절하면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로 주변을 밝게 만드는 이연재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수애는 서른살에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린 이서연을 연기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감정기복이 크고 대사량이 많아 어려운 역할인데도 무난히 소화해 호평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