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축구 스타가 '제 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미로슬라프 클로제(33·독일)와 라울 곤살레스(34·스페인)다.
클로제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득점왕(5골)에 오른 뒤 줄곧 하락세였다. 2007년부터 2011년 여름까지 4년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24골을 넣는데 그쳤다. 소속팀·독일 대표팀 모두 토마스 뮐러(독일)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한 물 갔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그는 올해 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라치오로 쫓겨나듯 떠났다. 그리고 부활했다. 리그 13경기에서 8골을 넣으며 라치오를 리그 4위로 이끌었다. 대표팀에서 활약도 다시 시작됐다. 지난달 열린 네덜란드와 평가전에서 1골·2도움을 기록하며 3-0 대승을 이끌었다. A매치 통산 63번째 골(113경기)이자 올해 5번째 골이었다.
클로제의 목표는 확실하다. 월드컵 본선 통산 최다 골. 2002년부터 세 개 대회에서 총 14골을 넣은 클로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2골만 더 넣으면 신기록을 세운다. 종전 기록은 호나우두(브라질)의 15골이다.
은퇴 직전까지 갔던 라울도 독일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라울은 1994년부터 2010년까지 16년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7월 퇴출 통보를 받았고 독일 샬케04로 이적했다. 그의 인생 33년 만에 스페인을 떠나는 과감한 도전이었다.
지난 시즌 13골을 넣는데 이어 올 시즌에는 리그 절반을 치른 상황에서 벌써 10골로 득점 6위다. 샬케04는 라울의 활약 속에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건 정말 잘한 일이다"고 할 정도로 독일 생활에 만족을 느끼고 있다. 소속팀 샬케04는 은퇴 후 팀의 홍보대사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며 재계약을 추진 중이다.
대표팀 복귀설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델 보스케 스페인 대표팀 감독은 지난 25일 "라울이 최근 보여준 활약은 환상적이다. 유로 2012에도 나올 수 있을 정도"라고 칭찬했다. 스페인 대표팀 주전 공격수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정강이뼈 골절상을 입어 유로 2012 출전이 불투명하다. 페르난도 토레스(첼시)도 올 시즌 2골(13경기) 밖에 넣지 못하는 등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한 라울의 복귀설이 흘러나오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