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진출을 앞두고 있는 이대호(30·오릭스)의 새해 소망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꼽은 것은 '가족의 건강'이다. 이대호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성적이 아니라 가정이다. 가족이 행복해야 야구도 잘된다"면서 "나의 임진년 소원은 태어날 '복댕이(태명)'와 아내의 건강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빅보이'의 목소리에는 설렘이 묻어났다. 아기가 세상에 나올 날이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 애초 부인 신혜정(30)씨의 출산 예정일은 1월10일이었지만 엿새 정도 날짜가 앞당겨질 것 같다고 한다. 이대호는 "늦어도 이달 3~5일 사이에는 '복댕이'가 태어날 것 같다. 정말 며칠 남지 않았다. 훈련을 접고 아내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복댕이'의 생일은 1월 초가 될 공산이 크다. 이대호는 "띠는 음력으로 친다고 하더라. 딸은 용띠가 아니라 토끼띠가 될 것이다. 아내와 내가 개띠다. 개와 토끼는 본래 잘 맞는다고 한다. 잘된 일"이라며 미소지었다.
'복댕이'의 태몽도 전해줬다. 이대호의 곁에 있던 부인 신씨는 "얼마 전 대통령 내외가 나오는 꿈을 꾸었다. 태어날 아기와 관련된 꿈같다"고 귀띔했다. 한 나라를 이끄는 수장이 나왔으니 길몽일 터. 이대호는 "좋은 꿈이었으면 좋겠다. 아기가 건강하기만을 바란다"며 밝게 웃었다.
간절하게 기다린 아기. 하지만 아빠는 미처 아기를 돌볼 겨를도 없이 한국을 떠나야 한다. 오는 11일 롯데의 전지훈련지인 사이판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하기 때문. 이대호는 이곳에서 약 15일 정도 훈련한 후 26일 한국으로 돌아온다.
아내와 '복댕이'에게 미안하지 않을까. 그는 "첫 딸이 태어났는데 곁에 있고 싶은 마음이야 오죽하겠느냐"면서 아쉬워했다. 하지만 가정을 위해 잠깐의 이별은 견뎌내기로 했다. 이대호는 "원래 15일께 사이판으로 갈까 싶었지만, 훈련 일수가 너무 부족했다. 29일에 오사카에 도착해 31일부터는 오릭스의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한다.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려면 어쩔 수 없다"면서
"내가 야구를 잘해야 아기도 잘 키울 수있다. '복댕이'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내는 세상 누구보다 남편의 마음을 잘 안다. 이대호는 "아내는 워낙 씩씩한 사람이다. 내 뜻을 알고, 흔쾌히 '다녀오라'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팬을 위한 새해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대호는 "팬 여러분의 큰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대호도 있었다. 항상 건강하시고 가정 내 행복이 깃들기를 바란다. 내년 이맘때에도 밝게 웃으면서 인사 올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