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루키' 고무열(22·포항)이 정초부터 수술대에 올랐다. 2012년의 태양이 희망차게 떠오른 지난 1일, 고무열은 서울 시내 모 병원을 찾아 오른쪽 무릎 연골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지난 시즌 말부터 시작된 무릎 통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연골의 일부가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았고, 관절경 수술을 통해 돌출 부위를 잘라냈다. 프로무대에 갓 데뷔한 신인으로서 지난 시즌 소속팀과 올림픽팀을 오가며 쉴 틈 없이 뛴 것이 원인이었다.
3일 일간스포츠와의 전화통화에 응한 고무열은 "병원에서는 며칠 지나면 퇴원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재활 과정에 시간이 걸린다"면서 "새 시즌 개막 즈음에나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을 만들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하루도 훈련을 거른 적이 없는데 이렇게 침대에 누워만 있으니 기분이 이상하다"며 웃었다.
고무열에게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지난해 28경기에 출장해 10골 3도움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성공시켰지만, 연말 K-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왕 타이틀을 이승기(광주·27경기 8골 2도움)에게 내줬다. 새해 초는 병상에서 보내고 있다. 2월에 열리는 올림픽축구대표팀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 2연전 출장도 사실상 힘들 전망이다. 안 좋은 상황이 겹쳤다.
그래도 고무열의 표정은 밝다. 긍정적인 성격을 타고난 데다 지난해 K-리그 무대를 누비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덕분이다. "신인왕 경쟁에서 탈락한 건 아쉬웠지만, 정말 친한 (이)승기 형이 상을 받게 돼 금방 기분이 풀렸다"고 언급한 그는 "언제 어디서든 내 몫으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 생활은 길다. 멀리 보고 차근차근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새해 초부터 수술을 받은 건 올 한 해의 액땜으로 생각하겠다. 수술이 잘 됐다고 하니 이번엔 K-리그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려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황선홍 포항 감독도 애제자의 빠른 쾌유와 건강한 복귀를 기원했다. "수술을 앞두고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올 시즌엔 제대로 준비 좀 해보려는데 이렇게 누워버리면 어쩌냐'며 농담 섞인 핀잔을 주셨다"고 밝힌 고무열은 "깨끗이 나아서 돌아오라는 감독님의 '명령'을 반드시 따를 것"이라며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