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슈퍼마켓 상인 2만 여명의 온라인 커뮤니티 '좋은슈퍼만들기운동본부'는 12일까지 '농심 상품 치우고 안팔기'운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농심 제품을 매대에서 치우거나 할인 품목에서 제외, 반품 등의 활동을 한다. 업계는 이같은 움직임이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슈퍼주인 왜 화났나
농심은 지난해 11월 라면 값을 전격 인상했다. 슈퍼주인은 권장소비자가에 비해 소매점이 대리점에서 물건을 사는 인상폭이 더 높게 책정돼 소매점의 마진을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신라면의 경우 소비자가가 730원에서 780원으로 7.1% 오른 반면 소매점 매입가격은 12.2%로 뛰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윤성학 농심 홍보팀 과장은 "마진이 줄도록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다. 권장소비자가격은 50원 올렸지만 대리점의 판매가 인상분은 45원이다. 5원의 차이는 대리점과 소매점이 나눌 수 있도록 배려했다"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따르면 본사는 대리점이 소매업자에게 제시한 가격에 대해 간섭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라면시장 판도변화 불씨되나
일부 슈퍼는 농심의 경쟁사인 오뚜기·삼양식품 등과 프로모션도 준비하고 있다. 엄대현 운동본부 대표는 "농심이 절대적인 '갑'위치에서 군림하는 동안 불만도 많았다. 이를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몇몇 슈퍼 주인은 농심 외에도 뜨고 있는 제품이 많아 매출에는 크게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가 내놓은 2011년 12월 라면 매출을 살펴보면 하얀국물 라면이 약진하고 있다. 팔도의 꼬꼬면(12%)이 2위로 1위인 농심의 신라면(13%)과 1%포인트 차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미 '나가사끼 짬뽕'의 비중이 높아졌다. 굳이 상인들의 프로모션에 참여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전했다.
자극 있으면 라면 업계 뒤집힌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 시장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단숨에 1위를 빼앗는 것은 어렵지만, 예상 밖의 일이 터지거나 불매운동의 흐름이 거세지면 라면 시장 판도는 순식간에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대형마트까지 가세한다면 충분히 판도가 뒤집힌다. 제품 하나가 기업을 대변하도록 소비행태가 변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제품이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어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