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넥센 캠프와 차로 3시간 떨어진 투산에서 훈련 중인 박찬호는 "김병현의 새로운 도전을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박찬호는 "병현이는 도인이니까 (걱정 없다)"라며 말을 시작했다. 김병현의 색깔이 확실한 만큼 국내 환경에서 잘 적응할 것이라는 응원이다.
"선수들이 쓰는 말 중에 '것(Gut·배짱)'이라는 게 있다. 김병현은 '것'이 남다르다"고 한 박찬호는 "내게 병현이 같은 '것'이 있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냈을지 모른다"며 웃었다. 이어 “병현이는 젊기 때문에 한국 야구에서 활약할 기간이 나보다 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찬호는 후배가 돋보이도록 자신을 낮췄다.
박찬호는 "김병현이 그동안 많이 외로웠을 것이다. 야구 선수는 야구를 하면서 삶을 인정받는데 그동안 (야구를 마음껏 하지 못해서) 병현이가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후배 마음을 헤아렸다.
이어 그는 "지난해 일본(라쿠텐)에서도 병현이가 쉽지 않았다. 1년이 지나 나와 병현이가 일본에서 돌아왔다. 우리가 일본 야구를 경험하고 돌아온 것은 한국 야구에 좋은 일 아닌가. 돈 주고서라도 유학을 보내야 할 판인데 (한국 야구를 위해) 결과적으로 잘 됐다"고 덧붙였다.
박찬호와 김병현의 인연은 남다르다. 1994년 한양대 재학 중이던 박찬호는 LA 다저스에 입단해 17년간 아시아 투수 최다인 통산 124승을 거뒀다. 박찬호가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개척자라면 김병현은 후계자였다. 김병현은 성균관대 시절인 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해 9년 동안 54승 86세이브를 기록했다.
스타일이 서로 다른 둘이지만 오랫동안 빅리그에서 뛰면서 특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찬호는 "지난해 병현이와 통화하면서 '난 한국에서 뛸 것 같다. 너도 (국내 복귀를) 생각해 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병현도 캠프 합류에 앞서 "앞으로 찬호 형에게 조언을 구하겠다"고 화답했다.
▶김병현은?
생년월일:1979년 1월19일
출신교:광주일고-성균관대
체격:176㎝·80㎏
포지션:투수(언더핸드)
가족:부인 한경민(32)씨와 1녀
주요 소속팀:애리조나(1999~2003년)-보스턴(~2004년)-콜로라도(~2006년)-플로리다(2007년)-일본 라쿠텐(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