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45)는 국민 배우다. 괴물, 놈놈놈, 쉬리 등 그의 영화를 본 관객이 5000만명을 넘는다. 비록 분야은 다르지만 부전자전이다. 송강호의 아들 송준평(16·174cm·65kg)은 축구 국가대표 선수다.
K-리그 수원의 유스팀 매탄고 1학년 공격수인 송준평은 태극마크를 달고 엘리트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송준평은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전남 목포축구센터에서 열리는 한국 16세 이하(U-16) 대표팀 1차 전지훈련 참가 명단 33명에 이름을 올렸다.
최문식 U-16 대표팀 감독은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했고 공간을 활용하는 플레이가 장점"이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송준평은 경쟁에서 살아 남으면 오는 9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이하 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송준평은 "송강호 아들이 아닌 축구 선수 송준평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축구를 시작할 때 아버지의 반대는 없었나.
"성남 한솔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아버지가 처음에는 6학년 때까지만 축구를 시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축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나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성남 풍생중, 매탄중을 거쳐 올해 매탄고 1학년에 진학했다. U-14, U-15 대표팀에 이어 이번 U-16 대표팀에도 뽑히니 아버지가 뿌듯해하신다. 많은 응원을 해주신다."
-아버지가 평소 축구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나.
"아버지는 축구 팬이다. 성남에 위치한 집에서 나와 함께 K-리그와 해외축구를 자주 본다(송강호는 평소 연예인 축구단에서 축구를 즐겨한다. 가끔 수원 홈경기장을 찾을 만큼 축구에 대한 애정이 깊다). 이번에 목포에 내려오기 전 아버지가 '기죽지 말고 자기 플레이를 하라'고 조언해주셨다. 늘 힘이 되어 주신다."
-평소 붙임성 있는 활발한 성격이지만 아버지가 유명배우란 티를 안낸다던데.
"아무래도 아버지 얘기를 안 하게 된다. 아버지도 내가 축구 선수란 것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으셨다. 가족사가 부각돼 선수로서 평가에 지장을 받는다면 성장에 좋지 않다고 하셨다. 이러한 이유로 아버지가 경기장에서 나를 몰래 보고 돌아가시는 것 같다(중학교 2학년 때부터 송준평을 지도한 조현두 현 매탄고 감독은 지금까지 송강호를 딱 한 번 봤다고 한다). 나 역시 송강호 아들이 아닌 축구선수 송준평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배우 송강호'가 아닌 '아버지 송강호'는 어떤가.
"영화 캐릭터와 비슷하다. 가족들에게 정말 잘한다. 아버지가 나온 영화를 거의 다 봤다. 주로 어머니와 초등학교 5학년 여동생과 함께 영화관에 가서 본다. 그 중 놈놈놈을 가장 재미있게 봤다. 가장 좋아하는 배우? 당연히 아버지다(송강호는 이나영과 함께 촬영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하울링> 개봉을 앞두고 있다)."
-축구선수 중 롤모델은. 목표는.
"롤모델은 득점력을 지닌 페르난도 토레스(스페인)다. 나와 비슷하게 저돌적인 돌파를 즐겨하는 손흥민(함부르크)과 수원에서 뛰다 경찰청에 입대한 염기훈도 좋아한다. 1차적 목표는 AFC U-16 선수권대회 출전이다.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무대를 밟아보고 싶다. 성인이 돼서는 수원 그리고 해외에서 뛰어보고 싶다. 최종 목표는 성인 국가 대표팀에 발탁되는 것이다. 아버지에게 자랑스런 아들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