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K-리그 팀 중 가장 먼저 시즌 개막을 맞이한다. 18일 오후 3시 30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촌부리 FC(태국)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가 그 무대다.
◇빼앗긴 티켓 되찾는다
포항은 지난해 K-리그 정규리그에서 2위에 올랐다. 예전대로라면 1~3위와 FA컵 챔피언에게 돌아가는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손에 쥐어야 했다. 그러나 AFC는 승부조작을 이유로 K-리그의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3.5장으로 줄였다. 울산과 플레이오프에서 져 최종순위 3위가 된 포항은 단판으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에서 이겨야 32강 조별리그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만에 하나 질 경우 격이 낮은 AFC컵에 나서야 한다. AFC컵 출전을 거부하면 2년간 AFC 주관 대회에 나갈 수 없어 기권도 할 수 없는 처지다.
포항은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딱히 촌부리전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태국리그 2위인 촌부리의 전력이 한 수 아래이기 때문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초점은 K-리그 개막전에 두고 있다. 촌부리의 자료를 봤는데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다지만 어려운 상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새로 들어온 선수가 많고, 고무열이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뛸 수 없는 등 완벽한 상태는 아니지만 자신있다. 대량득점을 노리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포항의 행운
당초 2장의 티켓이 걸린 플레이오프는 5팀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랴오닝 훙원(중국)과 페르시푸라 자야푸라(인도네시아)가 기권해 1팀이 부전승을 얻고 나머지 두 팀이 1장을 놓고 다투게 됐다. 포항은 부전승 기회를 놓쳤지만 홈 경기 기회를 얻었다. 리그 공인 문제로 불참하게 됐던 페르시푸라가 나중에 플레이오프에 합류해 아들레이드(호주)의 부전승 혜택이 없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화위복인 셈이다. 두 팀은 16일 맞붙어 아들레이드가 3-0으로 이겼다.
포항이 얻은 홈의 이점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태국에 비해 추운 한국의 날씨 때문이다. 축구연맹 관계자는 "촌부리가 추위에 대한 대비를 단단히 했지만 16일 입국 뒤 첫 훈련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18일 포항 지역 오후 3시 기온을 영상 1도로 예보했다. 최근 들어 가장 추운 날씨다. 하늘도 포항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