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은 지난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팀 홍백전에서 백팀 4번타자로 나섰다. 김태균은 2회 첫 타석에서 메이저리그 아시아인 최다승(124승) 투수 박찬호와 대결했다.
이번 캠프에서 처음 펼쳐진 둘의 맞대결 결과는 우익수 플라이. 김태균은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를 때렸다. 몸쪽으로 꽉 찬 직구였다"고 말했다. 박찬호의 이날 최고 구속이었던 시속 145㎞에 육박하는 공이었다.
김태균은 경기 뒤 "찬호 형 구위가 아주 좋았다"고 감탄했다. 그는 "초구(직구 추정)는 파울이었고, 2구째 볼은 체인지업이었다. (유인구) 하나를 기다린 뒤 3구째를 때렸다"고 떠올렸다. 김태균은 몸쪽 공을 당겨치지 않고 가볍게 밀어냈으나 우익수에게 걸렸다. 김태균은 "찬호 형 공을 처음 친 것은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시범경기였다. 그때 공보다 오늘 공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둘은 일본에서 뛰던 지난해 4월2일 동일본 대지진 희생자를 위한 자선경기(시범경기 대체)에서 맞대결을 한 적이 있다.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당시 경기에서 지바 롯데 김태균은 오릭스 선발 박찬호에게 첫 타석 몸에 맞는 볼, 이후에는 범타(유격수 땅볼, 3루수 땅볼)를 기록했다. 2타수 무안타 1사구로 박찬호가 이겼는데, 그때보다 현재 박찬호의 구위가 더 좋다는 것이다.
한화 투타의 기둥인 둘은 이날 홍백전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했다. 첫 실전 등판을 한 박찬호는 2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점수를 내주기는 했지만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보면 합격점이었다. 김태균은 이후 타석에서 2루타를 포함해 2안타 1타점을 올리며 제 몫을 했다.
김태균은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2008년 좋았을 때의 타격폼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면서 "2년 만에 동료들과 함께한 캠프가 힘들지만 재미있다. 17일로 미국 캠프가 끝나고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한다. 일본에서 실전 경기를 치르면서 타격감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키나와에서는 홍백전이 아닌 국내 또는 일본 팀들과 평가전을 치른다. 때문에 박찬호와 김태균의 맞대결 기회는 더 이상 없다. 대신 둘은 22일 야쿠르트전에서 마무리 투수 임창용(36), 26일과 3월 3일 삼성전에서 상대 중심타자 이승엽(36)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