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은 1999년 8월 K-리그 부산 시절 미스코리아 필라 출신 이혜원과 해운대 화보 촬영에서 처음 만났다. 안정환은 이혜원에 한 눈에 반해 만난지 한 시간 만에 전화번호를 물어봤다. 자신이 맘에 들면 전화를 받아 달라고 했다. 이혜원은 처음에 안정환을 바람둥이로 오해했었다. 그녀는 마음이 흔들려 전화를 받았고 비밀연애를 시작했다. 사람들이 물으면 안혜원이라고 성을 속이며 친척동생이라고 말했다. 안정환이 2000년 7월 이탈리아 페루자로 이적한 뒤 국제 전화로 사랑을 키웠다. 이혜원의 부모님은 언론에 기사화가 안된다는 전제 하에 교제를 허락했다. 하지만 2001년 6월 열애설이 터졌다.
안정환은 그날 저녁 이혜원과 결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안정환은 몇달 전 장미 365송이와 함께 10년 후에 3650송이를 주겠다고 정식 프로포즈를 한 상태였다. 안정환은 연애 도중 이혜원에게 신용카드를 줬는데 한 번도 안 쓰고 돌려준 모습에 결혼 결심을 굳혔다. 이혜원은 늘 남들보다 한 시간 일찍 훈련을 시작하고 시간 관념이 철저한 안정환을 평생의 반려자로 선택했다. 두 사람은 애초 2001년 7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페루자 완전 이적 문제로 인해 그해 12월로 연기했다. 근거없는 결별설을 잠재우고 예정대로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혜원은 이탈리아를 비롯해 한국(부산·수원), 일본(시미즈·요코하마), 프랑스(메츠), 독일(뒤스부르크) 등 총 6개국에서 활약한 남편 곁을 지키며 큰 힘이 되어줬다. 그 사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인 딸 '리틀 혜원' 리원과 아들 '리틀 정환' 리환이가 태어났다. 둘은 결혼한지 11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소문난 잉꼬 커플이다.
지난해 안정환은 10주년 때 주기로 약속했던 3650송이의 장미를 선물하지 않았다. 이혜원은 “남편에게 꽃을 안줄거면 계좌로 입금을 하라고 농담을 했다”며 껄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