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손시헌(32)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 중인 그는 "아내가 혼자 있지 않아서 다행이다. 외로울까봐 늘 걱정했었다"고 말했다.
손시헌은 2010년 12월10일 체육교사인 차수정(31)씨와 결혼했다. 지난 1일은 아내가 재직중인 부천 소명여고의 개학일이었다. 그는 "밤마다 아내와 통화한다. 개학날이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야구단의 해외 스프링캠프 시즌은 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다. 전국의 초·중·고 겨울 방학기간과 겹친다. 추운 겨울마다 아내만 집에 남겨두고 먼 길을 떠나다 보니 마음 속에 미안함이 컸다고 한다. 손시헌은 "우리 부부는 엇갈리는 운명이다. 다 내 탓이다. 여름에는 시즌 중이라서, 겨울에는 해외 전훈 때문에 바쁘다"고 한숨 쉬었다.
개학을 반기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는 "아내는 교사라는 직업을 참 좋아한다.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학교에서 아이들과 지낼 수 있게 됐다. 그만큼 외로움도 덜 느낄 것 같다"고 했다.
결혼 3년차. 부부는 이제 아기를 기다린다. 손시헌은 2010년 결혼을 앞두고 "신혼을 즐기고 싶다. 1년간은 아기 없이 부부가 재미 있게 지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동료들이 아기와 화상 통화를 하거나 사진을 꺼내 자랑을 할 때마다 "나도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아들 딸 구분 없이 딱 둘만 낳고 싶다. 손시헌은 "아내의 현명함과 나의 건강한 몸을 닮았으면 좋겠다"며 "아빠가 되면 또 다른 책임감이 생기지 않나. 또 다른 동기 부여가 될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