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가 너무 신곡을 자주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말에 태진아(59)가 답답한 듯 입을 뗀다. 매해 이맘때면 신곡을 발표하는 태진아가 올해도 어김없이 신보 '사랑은 눈물이라 말하지'를 들고 나왔다. 가수협회장을 맡은데다 일본 활동, 진아기획에서 후배를 키우는 일까지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상황. 그런데 한 술 더떠 신보뿐 아니라 CCM음반에까지 도전했다. "일을 안하고 쉬면 병이 난다. 따져보니 올해로 노래부른지 40년이 됐더라. 지금껏 큰 병없이 많은 사랑 받으며 노래를 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목소리가 나오는 날까지 쉬지 않고 행복하게 도전하고 노래할 거다."
-'사랑은 눈물이라 말하지''내 사랑 마리아'등 신곡에 '홀로된다는 것''빗속의 여인' 등 리메이크까지 시도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지난 해 추석특집으로 '나는 트로트 가수다'에 출연했다. 프로듀서 하광훈과 '이름 모를 소녀'를 편곡해 불렀는데 나답지 않은 노래를 불러보는 것도 재밌더라. 따져보니 올해로 노래한 지 40년이 됐다. 팬서비스로도 좋을 것 같아 한곡 한곡 '나는 가수다'에 나가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정성들여 편곡해 넣었다. 어느 때보다 웰메이드 음반이라 뿌듯하다."
-40년을 맞았다. 녹음하면서 감회가 새로웠겠다.
"특별히 의미를 두진 않았는데 이상하게 녹음을 하면서 참 많이 울었다. 이젠 나이가 들었는지 가사가 다 남 얘기 같지 않고 마음에 와서 박히더라. 그래서인지 창법도 예전처럼 소리를 지르기 보다 잔잔하게 읊조리는 듯하게 변했다. 내 목소리 같지 않은 노래가 많을 거다. 앨범 녹음을 하면서 찬송음반도 불러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CCM을 했다니 착실한 신자인 줄 아시는데 교회는 잘 못 간다. 지방 스케줄이 많아 시간이 맞으면 그 지역교회에 나가 간증을 하곤 한다. "
-가수협회장으로 취임한 지 만 1년이 넘었는데 자랑할 성과는 뭔가.
"제일 자랑할 일은 가수들의 저작인접권 권리를 70년으로 늘린거다. 기존 20년에서 70년으로 기간이 늘어나 선배가수들이 생활에 도움이 될 거다. 올해는 가수협회 회관 건립에 힘쓸거다. 외국에 가면 가수협회 회관에서 원로가수들이 공연을 하고 무대에 오른다. 또 사랑방처럼 모여 선후배가 우정을 나눈다. 소속사에 상관없이 가수들이 순수하게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
-늦은 나이에 일본에도 도전했다. 후회는 없나.
"아니 도전 안했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지난 해 미국 LA에서 공연을 했는데 우리 교포가 40%, 외국분이 60%정도 되더라. 미국에 있는 일본분들까지 공연을 보러 왔다. 이렇게 우리 노래를 알리고 외화도 벌고 얼마나 좋나. 처음엔 이 나이에 신인이 돼 남의 나라 말을 배우니 힘들고 지칠 때도 많았다. 그런데 또 노력을 하니 길이 보이더라. '사랑은 눈물이라 말하지' '내 사랑 마리아'를 일본어 버전으로 4월 발표할 예정이다. 작년에 일본유선협회시상식에서 장려상 받았으니 이번엔 본상에 도전해야지. 안 되면 또 도전하면 되지 않겠나."
-휘성·마야·성진우 등이 진아기획으로 이적한 후 상승세를 탔다. 다 챙기려면 힘들텐데.
"각 장르에서 노래를 잘한다고 인정을 받는 가수들이라서 잘 될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기획사로 크게 돈을 벌고 싶은 생각은 없다. 가수들이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니 나도 그 이름에 맞게 정으로 대하는 게 맞다. 가수들 덕분에 내 꿈인 패밀리 콘서트까지 하게 됐다. 이루·성진우·마야랑 함께 오는 10일 대구콘서트 첫 무대에 오른다."
-보통 트로트가수들은 3~4년에 한번 신보 내기도 힘들다.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하는 비결은 뭔가.
"가수가 새 노래를 해야지. 당연한 걸 묻나. 만약 돈을 벌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하면 피곤해서 못할 거다. 이 나이까지 아프지 않고 사랑 받으며 노래할 수 있는게 얼마나 큰 행복인가. 올 한 해 한 주도 쉼없이 공연 스케줄이 짜여져 있다. 스케줄표를 보면 정말 즐겁다. 목소리가 나올 때까진 쉬지 않고 노래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