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궁금합니다] ‘반값 고어텍스 재킷’ 품질 괜찮을까?
이마트가 지난 15일부터 11만원대의 고어텍스 재킷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파는 재킷이 30만~40만원 선임을 감안하면 '반값'인 셈이다. 그러나 값이 저렴하다 보니 재질과 원단에 대한 소비자의 의구심도 크다. 이 재킷을 직접 입고 등산길에 올라봤다.
가벼운 산행, 방풍·방수 합격점
이마트가 내놓은 재킷은 11만 9000원으로 '고어텍스 퍼포먼스 셸' 원단을 사용했다. 가벼운 산행과 야외활동에서 입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같은 원단을 사용한 노스페이스의 여성용 고어텍스 재킷은 35만 9100원(이하 온라인 최저가), 코오롱스포츠(29만4000원), K2(31만4980원)이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마트 제품을 구입하기 어렵다는 게 소비자의 이야기다. "아무래도 비싼 건 비싼 값을 한다. 원단과 재질도 싼 거에 비해 낫고." 함께 산행을 한 '소나무 산악회'의 이상훈 회장도 반값 고어텍스 재킷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몇몇 회원도 비싼 게 낫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 재킷을 입고 북악산 성곽길을 2시간 가량 오르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이날 오전 10시의 풍속은 3.5m/s로, 바람의 세기는 3급(산들바람)에 속한다. 나뭇잎과 작은 가지가 끊임없이 흔들리고 깃발이 가볍게 날리는 정도였지만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들어다 보이는 정상에서 바람은 더욱 세차졌다. 옷깃을 턱밑까지 여미니 쌀쌀함은 느껴졌지만 옷 속까지 바람이 파고들진 못했다. 특히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으면 손바닥에 땀이 금세 날 정도로 방풍능력은 만족스러웠다.
다른 재킷과 비교해 볼 때 가장 의심스러운 부분은 모자와 몸체 연결 부분이다. 똑딱 단추로 돼 있어 비가 옷 속으로 타고 흐를까 걱정스러웠다. 산행을 마치고 돌아와 모자를 쓴 채 5분 동안 샤워기의 물을 맞았다. 5분 간격으로 세 번 물을 뿌렸으나 물이 새진 않았다. 욕실 바닥에 뉘여 재킷 앞 부분에도 물을 부었다. 앞 부분의 지퍼에는 방수처리가 돼 있어 물이 옷을 적시진 못했다. 물을 뿌린 후에도 재킷을 두어 차례 털자 물방울이 몇 개 매달려 있는 정도라 따로 재킷을 닦을 필요도 없었다.
단점이라면 편의성과 투습
아쉬운 점이라면 투습력과 사용자의 편의 부분이다. 산행 당시 재킷 안에 입은 옷은 반팔과 후드티. 몸에서 땀이 흐를 정도로 투습력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함께 입은 티셔츠에 땀이 배어났다.
또 소매 부분에 팔목의 통을 조절하기 위한 벨크로(일명 '찍찍이')가 얇아 접착력 부분이 의심스러웠다. 벨크로의 경우 먼지가 사이사이에 끼기 때문에 접착력이 처음보다 떨어진다. 여러 차례 이 부분을 사용했을 때 처음과 같은 접착력을 갖긴 어려워 보였다.
주머니 사용도 불편했다. 방수·방풍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지퍼 부분은 모두 방수처리 천이 덧대있고 지퍼도 촘촘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재킷에 비해 지퍼를 쉽게 올리고 내리기 어렵다. 노스페이스 고어텍스 재킷의 경우 지퍼 위에 벨크로가 달린 천이 한 겹 더 있다. 지퍼를 잠그지 않아도 주머니 속 물품이 빠질 염려가 없다.
고어텍스 인증 상품으로 100%정품
이마트가 판매 중인 이 제품은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스타런'이 제작했다. 비슷한 사양의 제품을 스타런 매장에서는 독자적으로 28만 8000원에 팔고 있다. 가격을 절반 가량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이마트가 업체의 재킷을 대량매입(1만장)했기 때문이다. 업체의 재고부담을 줄여 최대한 마진을 줄였다는 게 이마트의 설명이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재고가 남더라도 반품 등의 불공정 계약은 하지 않았다"며 "꾸준히 등산용품과 캠핑물품에 관한 수요가 있어 시작한 기획전이다. 재킷의 값을 낮추기 위해 6개월 전부터 업체와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주일이면 모든 물량이 팔릴 정도로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고어텍스 관련 업자는 "고어텍스의 다이아몬드 라벨이 붙어있다면 타사의 원단과 동일한 것"이라며 "백화점과 마트·매장 등 대형 유통 채널을 거쳐 판매되는 제품은 100% 정품이니 안심하고 구입해도 좋다"고 말했다.
손예술 기자 [meister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