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행사는 물론, 길거리 공연으로 실력을 갈고 닦았다. 대표곡이 없어 유명 팝송이나 국내 가수의 곡을 재편곡해 불렀다. 커버 그룹이라는 이름이 따랐지만 노래할 수 있다면 아쉬울 것 없었다. 2010년에는 꿈에 그리던 앨범 발표의 기회가 찾아왔다. 미니앨범과 싱글을 연달아 발표했지만 방송운이 따르지 않아 곧 잊혀졌다.
3인조 레드소울(황태익·김기현·이하늘이)이 정규 1집 '있어줘'를 발표하고 한풀이에 나섰다. 레드소울은 "1000회 이상 무대에 올라, 실력은 충분히 갈고 닦았다. 생활은 어려웠지만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제 시작인만큼 레드소울이 미국에 진출해 '제2의 보이즈투맨'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무명 시절이 길었다.
"힘들었다. 행사에 가도 실력에 비해 돈을 많이 받지 못했다. 심지어 돈을 주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한 번은 디너쇼에 갔는데 시끄럽다고 쫒겨난 적도 있다. '언젠가는 성공하겠지'라는 꿈을 안고 여기까지 왔다. 그 때 같이 노래했던 친구들이 'K팝스타' 백지웅, '보이스 코리아' 지세희다. TV에서 볼 때 마다 반갑다."
-데뷔 앨범을 냈다.
"좋은 소속사를 만나서, 12트랙이 담긴 정규 앨범을 내게 됐다. 타이틀곡 '있어줘'는 우리가 지향하는 R&B 소울 느낌이 진하다. 이 한 곡만 들어도 레드소울의 색깔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음악성을 최대한 살렸고, 우리 스타일을 표현했다."
-'김기사'라는 곡도 재미있다.
"군 시절 짝 사랑했던 친구와의 휴가 에피소드를 담았다. 당시 근무 중에 5분 만에 쓴 곡이다. 대표님도 재미있게 들었는지, 정규 앨범에 싣게 됐다."
-정규 앨범을 내기까지 오래 걸렸다.
"우린 행사를 주로 하는 커버팀이었다. 다른 팀의 노래를 편곡해 부르다보니 우리 곡을 너무 하고 싶었다. 앨범을 내고 싶어서 오디션도 봤다. 연습생으로 들어가면 팀 멤버가 섞이거나, 멤버 중 한 명만 계약하자는 경우도 있었다. 우린 하나다. 같이 하기 위해 오래 기다렸다."
-어떻게 홍보하고 있나.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 12월부터 인천·부천·서울 홍대를 중심으로 50~60회 정도했다. 이제는 팬도 꽤 생겼다. 전에 왔던 관객이 다른 지역에 다시 찾아오기도 한다."
-길거리의 보이즈투맨이란 별명이 붙었다.
"팀을 결성할 때 보이즈투맨의 영향이 컸다. 다들 보이즈투맨의 팬이었다. 아카펠라를 좋아해서 커버곡도 그들의 레퍼토리를 많이 했다. 롤모델이다."
-노래 대회에도 많이 나갔다.
"예선 탈락한 대회에 재도전해 대상을 탄 적도 있다. 징크스처럼 한 번 예선 탈락하면, 다음에는 대상을 꼭 받았다. 대상은 총 10번 정도 탔다. 돈을 꽤 벌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많을 때는 500만원을 받고, 적을 때는 30만원도 받았다. 대회만으로는 생활하기 힘들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갈 생각은 하지 않았나.
"'슈퍼스타K'의 누구, '위대한 탄생'의 누구로 불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다음 시즌이 나오면 바로 잊혀지는 것도 싫었다. 천천히 우리가 갈고닦은 길을 걷고 싶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싱글을 자주 낼 생각이다. 앰프만 들고 가는 길거리 공연 전국 투어 계획도 있다. 기회가 된다면 4월 초에는 콘서트도 할 생각이다. 최종적으로는 미국 진출을 하고 싶다. 한국의 보이즈투맨이 되지 말란 법도 없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