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드라마 '꼭지'에서 원빈의 조카 꼭지를 연기했던 아역스타 김희정(20)이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12년의 세월만큼 외모도 변했다. 똘망똘망한 눈망울에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더해져 여성스러움이 묻어나온다. 지난해 온라인에 몇 장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폭풍성장'이란 단어와 함께 화제가 됐다. 오랜만의 복귀작은 지난 11일과 18일 2회에 걸쳐 방송된 KBS 2TV 드라마스페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 김희정은 극중 시크한 매력을 풍기는 문제아 역을 맡았다. 밴드 톡식과 함께 직접 노래까지 부르며 끼를 보여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윤제문과 함께 찍은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도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역활동 이후 한동안 뜸했다.
"주위에서 아역활동을 했으니 한동안 쉬는 것도 좋다고 권하더라. 계속 아역활동을 하면 성인연기자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집안 어른들도 성장기에는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길 바라셨다. 나 역시 반쪽짜리 학생으로 지내고 싶지 않아 학교생활에 더 비중을 뒀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영화촬영 때문에 휴학한 상태다. 음악공부까지 병행하느라 어쩔 수 없었다."
-음악에 관심이 많나.
"흑인음악에 관심이 많다. 드라마 스페셜에서 직접 노래를 불렀고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에서도 밴드보컬 역을 맡았다. 직접 작사한 노래가 삽입곡으로 쓰였다. 가수가 목표는 아니다. 워낙 좋아하다보니 더 공부하게 되고 연기에도 접목된 거다. 중학생 때는 걸스힙합도 해봤다. 현 소속사도 춤 때문에 들어가게 됐다."
-연기가 아니라 춤 때문에 소속사에 들어간건가.
"사실 여러 회사로부터 제안을 받았었는데 학교생활 때문에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런데 현 소속사 대표님이 청소년회관에서 내가 춤추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다가와 '방송해 볼 생각 있냐'는 말을 꺼내더라. 내가 아역배우라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였다. 현재의 내 모습에서 가능성을 봐줬다는 게 감사했다."
-'꼭지'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작품일 것 같다.
"그때가 아홉살이라 기억이 잘 안난다. 하지만 내게 미친 영향은 상당했다. 원래 '꼭지'의 이경희 작가님이 내가 여덟살 때 출연한 '소영이 즈그 엄마'라는 단막극을 보고 나를 모델로 '꼭지'를 썼다고 하셨다. 결국 이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기자가 됐다. 당시 나 때문에 우리 가족도 한꺼번에 상경했다."
-원빈과의 추억은.
"엄마 말씀으로는 내게 잘해주셨다고 하더라. '꼭지'를 끝낸 후 원빈 선배님이 우리 동네 근처에 사인회를 왔다가 엄마랑 연락이 닿아 함께 만난 적이 있다. 그 때 완전히 스타일이 바뀌어 나타난 원빈 선배님을 보고 '멋있다'라는 생각을 한 기억이 난다. '꼭지'에서는 수수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그 정도로 멋있는지 몰랐다.(웃음) 성인이 된 후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나를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