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에 휩싸인 방송인 김구라가 8개의 프로그램에서 동시에 하차하면서 방송계가 혼란에 빠졌다.
김구라가 진행중인 프로그램은 KBS 2TV '불후의 명곡2'·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이하 세바퀴)'·SBS '붕어빵'·tvN '화성인 바이러스'·JTBC '아이돌 시사회'·OBS '김구라 문희준의 검색녀'·tvN '코리아 갓 탤런트 2' 등 총 8개. '아이돌 시사회'와 '김구라 문희준의 검색녀'는 봄 개편에 맞춰 폐지하기로 결정해 김구라의 하차에 큰 지장을 받지 않을 전망이지만 나머지 6개의 프로그램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프로그램은 KBS 2TV '불후의 명곡'이다. 16일 김구라가 녹화에 불참해 KBS 전현무 아나운서가 대체 투입됐다. 신동엽과 김구라가 맡은 역할이 확실했던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그의 빈 자리가 꽤 크게 느껴질 것이라는 후문이다. 이날 녹화에 참석한 관계자는 "예능감각이 뛰어난 전현무 아나운서가 녹화를 잘 마쳤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갑작스레 맡으면서 다소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며 "특별히 대안책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전현무 아나운서가 김구라의 자리를 채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MBC의 경우, 파업으로 제작진이 돌연 교체되는 등 불안정한 상황에서 김구라까지 빠져 매우 난감해 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새 MC를 뽑지 않고 나머지 MC만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세바퀴'와 '라디오스타'는 각각 19일·25일 녹화부터 김구라 없이 진행된다. 그의 캐릭터가 워낙 확실해 섣불리 새 MC를 뽑았다가 오히려 기존 MC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이란 제작진의 판단 때문이다. SBS '붕어빵' 역시 같은 이유로 대체MC를 섭외하지 않고 김국진·이경규 2MC 체제를 유지한다. tvN '화성인 바이러스'는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다소 여유가 있다. tvN 측은 "3주 분량의 녹화분을 확보해뒀다. 시간을 두고 논의를 할 생각"이라며 말을 아꼈다.
'코리아 갓 탤런트2'는 예선 심사위원으로 김구라가 녹화를 절반 이상 마친 상황이라 깊은 고민에 빠졌다. 관계자는 "이미 예선 6회 중 4회 녹화를 마쳤다. 첫 방송 일정도 6월 1일로 확정돼 문제가 꽤 심각하다. 이번 일로 인해 재녹화를 해야할지, 김구라를 제외하고 편집을 해야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강호동 잠정 은퇴에 이어 김구라까지 방송에서 하차하면서 몇 안되는 톱 MC인력이 확 빠졌다. 프로그램에서 역할과 캐릭터가 분명했던터라 이들을 대체할 2인자를 찾기도 힘들다. 김구라의 경우 원톱으로 진행한 프로그램은 없지만 출연중인 프로그램이 많아 빈 자리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
김구라는 최근 종군위안부의 폄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자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중들이 TV에 나오는 내 얼굴을 볼 때마다 더 이상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방송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거다. 오늘 이 시간부터, 내 자신을 돌아보고 자숙하는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했다'고 사죄하며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