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예능이라 불리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1박2일')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16일 KBS 예능국의 한 관계자는 "제작진이 파업에 동참한 상황이지만 사측에서 20일과 21일로 예정된 '1박2일'의 촬영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간부급 책임 프로듀서를 투입해서라도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이어 "리얼 버라이어티의 특성상 기존 제작진이 빠지면 완성도 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사전 녹화 분량을 모두 내보냈기 때문에 손 놓고 기다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최재형 PD를 포함한 '1박2일'의 주요 담당 PD 5명은 지난달 29일부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의 파업에 참여해 제작에서 손을 놓고 있다. 이 때문에 6일과 7일 예정됐던 녹화가 취소됐으며 20일과 21일 녹화 참여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1박2일' 출연자 측에서도 걱정이 크다. 시즌2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직 멤버들의 캐릭터가 구축되기 전이고 기존 팬들의 신뢰도 얻지 못한 상황에서 프로그램이 절름발이가 돼 의욕을 상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출연자의 스태프도 "멤버들과 제작진 간의 호흡이 특히 중요한 프로그램인데 한번도 현장에 나와보지 않았던 간부들이나 다른 PD의 지휘하에 녹화가 제대로 진행될 리가 없다. 이대로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게 되면 프로그램도 끝"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앞서 '1박2일'은 파업 여파로 인해 1일 방송을 스페셜로 대체했다. 외부에는 '파업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끼면서 제작진을 설득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대체인력을 투입해 사전 녹화분을 편집하고 8일과 15일 '정상방송'이란 명목으로 내보냈다가 '제 색깔을 잃어버렸다'는 비난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