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에서 식초 음료가 인기다. 식초는 피로물질인 젖산을 분해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부산피질 호르몬을 촉진시키는 식재료로 인정받아 노벨 생리의학상을 3차례 받았다. 1500억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식초 음료 시장은 샘표의 '백년동안'과 대상의 '마시는 홍초(이하 홍초)'가 양분하고 있다. 이들은 '건강'과 '다이어트'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식초 음료 종주국인 일본에도 진출했다. 대상은 걸그룹 카라를 앞세워 일본 시장점유율 1위(닛케 POS 기준)를 기록하고 있고 샘표는 가수 2PM을 내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원재료, 현미 vs 옥수수
백년동안과 홍초의 가장 큰 차이는 식초의 원재료다. 식초는 과일·곡물·포도당을 효모·초산을 넣어 발효시키거나 그대로 숙성시켜 만든다. 백년동안은 통알곡 생현미를, 홍초는 옥수수를 원료로 삼았다. 두 제품에는 동일하게 석류 과즙과 과일 농축액이 섞여 있다. 샘표 관계자는 "현미 발효 식초를 '흑초'라고 부르며, 흑초는 아미노산과 유기산이 풍부해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대상 관계자는 "옥수수 발효 식초에 석류 농축액을 넣어 나온 '석류 식초'에는 비타민 등 항산화 물질이 들어있다"고 했다.
양사는 원재료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자연발효냐 알코올 발효냐는 것. 백년동안을 자연발효시켰다고 홍보하고 있는 샘표는 "홍초 원재료 중 '주요(술을 빚을 때 거르지 않은 재료인 술덧)'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알코올 발효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상 측은 "우리도 자연발효다. 주요는 첨가물이 아닌 옥수수를 발효시킨 후 얻은 물질의 이름일 뿐"이라고 말했다.
가벼운 홍초·무거운 백년동안
향과 맛에도 차이가 있다. 홍초의 경우 향과 맛·열량이 가볍다. 붉은 색도 홍초가 백년동안에 비해 옅다. 이에 비해 백년동안은 묵직하다.
홍초는 식초의 자극적인 신 냄새가 더 강하다. 처음에 식초음료를 접한다면 거부감이 들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적응은 백년동안이 더 힘들 수 있다. 냄새의 거부감은 적지만 풍미가 강하기 때문에 목넘김이 쉽지 않아서다. 샘표 관계자는 "곡물발효 식초가 갖고 있는 특징으로 아미노산과 같은 필수 단백질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샘표는 현미를 발효시켰다는 점을 부각해 30대 중후반에게 건강음료로 어필하고 있다.
열량(!회제공량 기준)은 홍초가 낮다. 물론 물과 희석하는 식초의 양이 17㎖가량 적어서이기도 하다. 대상은 열량이 적은 부분을 강조해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여성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여기에 피부 탄력에 도움을 주는 히알루론산 등 기능성 성분도 소량 넣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양사의 타킷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지난 11일 서울 성북구 홈플러스에서 확인해보니 젊은 여성은 홍초를, 중년 주부와 남성은 백년동안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비자 가격은 홍초가 500원 저렴하다. 또 회사가 추천하는 1회 제공량이 홍초가 백년동안 보다 적어 더 오래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