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빈(13) 군은 3년 째 백혈병과 싸우고 있다. 혹독한 투병 생활에서 김군의 위안거리는 축구다. 국가대표 정성룡을 좋아하고, 주말 저녁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챙겨본다. 다시 친구들과 어울려 공을 차고 싶다는 게 그의 소원이다.
병마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축구를 하고 싶다는 작은 꿈은 이뤘다.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자선단체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의 도움을 통해서다. 수원 삼성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도 힘을 보탰다.
28일 성남 일화와 K-리그를 치른 이튿날 수원 삼성 주장 곽희주와 골키퍼 정성룡은 클럽 하우스에서 김한빈 군과 함께 축구를 했다. 김한빈 군과 한빈군의 친구들, 정성룡과 곽희주 선수가 FC 한빈이라는 이름으로 한 편을 이뤄 수원북중학교 사회복지실 학생과 1시간 동안 경기를 펼쳤다.
경기 전 정성룡은 "2주 전 백혈병 어린이를 돕는 경기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며 "어제 이겨서 휴가를 받았지만 쉬는 것보다 뜻깊은 행사에 참여하는 게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곽희주는 "성룡이와 포지션을 바꿔서 뛰는 건 처음이라 더 의미있다"며 김 군과는 경기 전에 "'꼭 이기자'는 약속을 했다"고 덧붙였다.
어린 학생들을 배려해 곽희주가 골키퍼를 맡고, 정성룡은 필드 플레이어로 뛰었다. 경기는 8-7 FC 한빈의 승리로 끝났다.
김 군은 "정 선수와 함께 경기를 뛰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기뻐했다. 김 군은 지난 24일 수원의 김진우 코치에게 축구 클리닉도 받았다. 김 군은 "김 코치님이 기본기를 전수해줬다. 특히 패스 기술을 알려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빠뜨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