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 등 자사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스타를 배출한 뒤, 이들을 이용한 수익 창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 음지의 아마추어를 발굴·육성하겠다는 순수한 기획의도는 퇴색됐다는 비판이다.
CJ E&M은 지난해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 음원 판매로 약 2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종영 후에는 5개 도시에서 '대국민 감사 콘서트'를 열었다. 고마움을 전하는 자리지만 티켓 가격은 기성 가수 못지않은 6만~9만원을 받았다. 계획에도 없던 버스커버스커의 음반도 직접 제작했다. 손해 보지않는 오디션 프로그램 수익 모델을 완성한 셈이다. CJ E&M이 돈을 버는 동안 '톱10'은 프로그램 종영 6개월이 넘도록 소속사를 구하지 못했다. 'CJ가 돈벌이를 위해 가수들을 묶어뒀다'는 일각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버스커버스커 앨범 제작 왜?
'슈스케3' 준우승자 버스커버스커는 1집으로 각종 음원차트를 점령했다. 이 앨범의 기획·제작·유통을 맡은 CJ E&M도 덩달아 수십억원대의 수익을 올렸다. 음원료는 유통사 57.5%, 제작사 35%, 저작권자 5%, 실연자(가수) 2.5%의 비율로 배분된다. 유통과 제작을 담당한 CJ E&M 측이 가장 많은 돈을 가져갔다. 문제는 우승자 울랄라세션과는 달리, 버스커버스커는 CJ E&M이 앨범을 제작할 권리가 없었다는 점. CJ E&M 관계자는 "버스커버스커 측에서 먼저 요청했다. 기획사와 계약 전에 앨범으로 평가받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수익이 욕심나서 제작한 앨범이 아니라는 뜻. 하지만 가요 관계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한 관계자는 "CJ가 버스커버스커로 벌어들인 음원 수익이 엄청나다. 자사 유통을 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수입의 반 이상을 가져갔다고 보면 된다. 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CJ E&M은 울랄라세션의 음원 발매로 또 한 번 막대한 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버스커버스커의 공연 수익과 행사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4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서울콘서트(CJ E&M 제작)는 전석 매진됐다. 행사비에 대한 수수료도 짭짤할 것으로 전해진다. 버스커버스커의 행사 단가는 1500만원 선이다.
▶CJ E&M 배만 불리는 '인큐베이팅 시스템'
'슈스케2'는 참가자와 계약을 맺고 종영 후 약 5개월을 묶어뒀다. 당시 허각·존박 등을 온갖 수익사업에 투입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슈스케3'에서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라는 제도를 들고 나왔다. 계약 조건 등에 문외한인 가수를 보호하고 사후 트레이닝도 시키겠다는 설명. 기간은 5개월에서 8개월로 오히려 늘었다. 이 시스템이 '톱10'을 묶어두기 위한 '꼼수'로 비치자 "인큐베이팅 기간 중에도 기획사와 계약하면 얼마든지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종영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계약한 팀은 없다.
'톱10'과 계약을 추진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연예계에서 CJ의 힘이 어마어마해졌다. 분란을 일으키면서까지 6월 전에 나갈 생각을 못할 것이다. 그건 기획사 입장도 마찬가지"라며 "한 '톱10' 참가자도 '6월까지 꼼짝도 못하고 붙잡혀 있게 됐다'고 하소연하더라"라고 전했다. '톱10' 신지수·이정아 등은 이미 대중의 뇌리에서 지워진지 오래다. 가장 '핫'했을 당시 계약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 상황이 이렇지만 Mnet 측 관계자는 "'슈스케4'에서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슈스케' 시스템이 보편적 룰로 자리잡은 점도 문제다. Mnet '보이스 코리아'의 경우 벌써부터 계약과 관련한 잡음이 들리고 있다. 최근 탈락한 한 참가자는 "방송이 끝나도 3개월 후까지는 기획사와 계약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 어길시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전했다. SBS 'K팝스타'의 경우도 지원자 동의서에 '일체 지적재산권은 'SBS'에 독점적으로 귀속된다'는 조항을 삽입해 문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