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여자배구, 강서브와 이동공격으로 쿠바의 높이를 무너뜨리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이 19일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예선전 1차전에서 '북중미의 강호' 쿠바를 3-0(25-19, 25-23, 25-20)으로 완파하고 본선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쿠바는 한국보다 평균 신장(183㎝)이 크고 골격이 굵어 높이와 파워에서 앞서는 팀이다. 한국은 지난해 8월 폴란드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가 있기 전까지 쿠바에 9년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했었다. 그랑프리에서 쿠바에 3-2로 역전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쿠바는 여전히 강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쿠바를 압도했다. 강서브와 이동공격으로 쿠바를 흔들겠다는 김형실(61) 대표팀 감독의 전략이 적중했다.
강한 공격은 강서브로 봉쇄한다
김형실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우리 선수들이 오늘 주문한 전략을 70~80% 정도 잘 수행해줬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이 주문한 전략은 강서브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목적타(리시브가 약한 특정 선수에게 서브를 넣는 것)가 가능한 선수에게는 목적타를, 목적타가 어려운 선수에게는 강타를 주문했다"고 했다. 이날 한국은 총 5개의 서브에이스(한송이 3개·김사니·양효진 각1개)를 성공시켰고, 계속해서 강하고 정확한 서브를 넣어 쿠바의 서브리시브를 흔들었다. 쿠바는 더블 세터를 내세워 공격력을 강화했으나 수비가 흔들리면서 제대로 공격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쿠바의 공격 성공률은 한국(50.00%)보다 10%이상 낮은 39.51%에 불과했다.
높은 블로킹은 이동공격으로 뚫는다
쿠바는 이날 큰 키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블로킹을 시도했다. 그러나 세터 김사니는 황연주·김연경·한송이에게 꼭 맞는 높이와 빠르기로 블로킹을 피해 공을 올렸고 공격수들은 많이 움직이며 빈 곳으로 스파이크를 꽂아 넣었다. 쿠바는 총 43번 블로킹을 시도했으나 단 6번만 성공했다. 26번 블로킹을 시도한 한국과 같은 수치다. 반면 한국은 A퀵에 강한 쿠바의 특징을 파고들어 센터 블로킹을 강화했다. 김형실 감독은 장신 센터 양효진(190㎝)에게 쿠바의 A퀵을 전담해 막을 것을 지시했고 양효진은 2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사니와 정대영도 중요한 순간에 각 2개씩의 블로킹을 성공시켜 쿠바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한국은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의 분수령인 첫 경기 쿠바전에서 기분 좋은 완승을 거두고 20일 러시아를 상대로 2승 사냥에 나선다. 러시아 선수들의 평균 신장(188㎝)은 쿠바보다도 5㎝나 크다. 그러나 쿠바전과 같이 상대의 높이를 무력화시키는 전술이 다시 한 번 효과를 발휘한다면 러시아전에서도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
일본(도쿄)=유선의 기자 sunny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