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두수가 적어 희귀한 마르와리종은 5월 10일 엘리자베스2세 즉위 60주년 기념식 윈저호스쇼에 등장해 매력을 뽐냈다. 인도산 마르와리종은 용맹하게 생긴 탄탄한 몸체에 반짝이는 구슬과 비단을 걸치고 무희들을 이리저리 따르며 춤사위를 선보였다.
마르와리종은 인도 북서에 위치한 라자스탄주에 있는 마르와르(Marwar) 지역에서 고대부터 길러온 종으로 12세기 이후부터 꾸준히 생산된 경종마다. 마르와리종은 인도의 대표적인 토종말로 두 귀가 안쪽으로 구부러져 끝이 맞닿아 있는 것이 특징이며 빛나고 부드러운 털을 가졌다. 또 긴 얼굴에 콧구멍이 크고 시력이 좋기로 유명하다. 마르와리종의 모색은 흰색·검정색·갈색 등 다양한 색상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인도에서는 백색의 마르와리가 신성시돼 예로부터 종교행사에서 사용됐다.
마르와리종은 특유의 스피드와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지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다. 1193년 마르와리 경종마가 개량 생산되던 시기에 라소어왕국이 서부인도의 사막지형을 점령했다. 이후 마르와리종이 사막지형에 적응하면서 강한 스태미너와 빠른 주행능력 등을 획득한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마르와리종은 용맹함과 충성심으로 유명하다. 기승한 주인이 부상을 당했을 경우 다른 사람이 자신과 주인 곁에 다가오면 공격을 하는 등 충성도가 높고 어떤 위험한 상황에서도 기승자의 안전을 지키는 가드 역할을 한다. 마르와리종의 이러한 용맹성은 전투시 군용마로서 탁월했다.
마르와리종은 승마용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는 댄서로도 활동했다. 마르와리종은 결혼식 및 페스티벌에 참가해서 구슬과 화려한 천으로 치장한 옷을 입고 무희들과 어울려 춤을 추었다. 마르와리종이 추는 춤은 고등마술의 형태로 중세의 전통 기동훈련 모습과 닮았다. 이는 지금의 오스트리아 빈의 스페니쉬 라이딩 학교(Spanish Riding School)에서 행하는 리피차너종(Lippizzan)의 승마술과 비슷하다.
한편, 현재 인도에서는 카스트제도로 인해 높은 신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르와리종에 기승하지 못한다. 1990년대 초 조사된 한 통계연구에 따르면 마르와리종은 500두에서 600두가 남아있다고 전한다. 특히 영국통치시절에 마르와리종이 많이 사라졌었는데 독립 후인 지금도 마르와리종의 육종사업은 미약한 상태. 다행히 최근 마르와리종 생산 연구소가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 주 조드푸르에 설립됐고 마르와리종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마르와리종 생산 연구소는 인도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