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승1패를 기록한 이용찬(23·두산)은 5월 들어 내리 3연패를 당했다. 3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지만 타선의 지원이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연패를 당하는 가운데서도 이용찬은 성장했다. 5월11일 광주 KIA전에서 윤석민을 맞아 밀리지 않는 투구를 선보이며 데뷔 첫 완투(패)를 해냈고, 17일 잠실 한화전 박찬호와 맞대결에서는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마침내 이용찬은 5월23일 문학 SK전에서 5⅔이닝 2실점으로 승리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이용찬은 지난주 두 번의 선발 등판을 모두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이용찬의 호투 속에 두산은 KIA와 삼성을 상대로 모두 위닝 시리즈를 거뒀다. 일간스포츠는 조아제약 5월 다섯 째주 주간 MVP(상금 50만원)로 이용찬을 선정했다. 이용찬은 지난 주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이닝을 소화하며 실점은 단 1점에 그쳤다. 5월29일 잠실 KIA전은 윤석민과의 재대결에서 승리했고, 지난 3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8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용찬에 대한 평가는 물음표였다. 선발 전환 첫 시즌인 지난해 6승10패 평균자책점 4.19로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올 시즌 팀의 3선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지는 의문이 따랐다. 그러나 시즌 9경기 만에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이용찬은 5승4패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하며 두산의 토종 선발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이용찬이 윤석민, 박찬호와의 맞대결을 통해 한층 성숙한 것 같다"며 "시즌 초반 지적했던 기복도 많이 줄었다. 집중력을 갖고 투구를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다음은 이용찬과의 일문일답.
-지난 주 2승을 거뒀다. 3일 삼성전에서는 8이닝이나 소화했다.
"사실 3일 경기에서는 '좀 힘들다'라는 생각을 했다. 일주일 두 번 등판이 쉬운 일은 아니더라.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올 시즌에는 모든 경기에서 '6이닝 3실점만 하자'라는 생각을 갖고 마운드에 선다. 마음을 비우니까 이닝도, 승리도 쌓이더라."
-선발 전환 2년째다. 성적부터 다르던데.
"몸이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몸이 선발로 전환하는 과정이었다. 5회, 6회를 던지는 것도 어렵게 느껴졌다. 올해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선발의 몸'을 만들었고, '길게 던질 수 있는 투구 패턴'도 익혔다. (김진욱) 감독님께서 '선발 투수는 100%로 던지는 공이 5개 미만이어야 한다'고 하셨다. 아직은 마무리 때의 버릇이 남아있어서 전력 투구하는 경우가 있다. 실점 위기를 넘길 때는 그런 버릇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물론 감독님 말씀대로 여유로운 피칭을 해야 더 꾸준히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포크볼 구사율이 높고, 평가도 상당히 좋다.
"상대가 포크볼을 예상하고 있다고 해도, 슬라이더나 커브보다 포크볼이 좋다면 그걸 택한다. 자신있는 공을 던지는 것이 승산이 높지 않겠나. 최근 포크볼 제구가 잘 되고 있다. 포크볼로 삼진이 아닌, 범타를 유도하는 비율도 높다."
-선발과 마무리,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인가.
"프로에 입단(2007년)한 뒤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선발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런데 '마무리로 돌아가라'고 말씀하신다면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 2009년과 2010년 마무리로 뛰면서 '프로 통산 200세이브를 거둬보자'는 생각을 했다(현재 51세이브)."
-조아제약 주간 MVP로 뽑혔다. 소감은.
"나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들도 있는데, 저를 택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많은 조언을 해주시는 (김)선우 선배님과 나보다 내 몸을 더 잘 챙겨주시는 김지훈 트레이너님께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