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될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체육계가 시끌벅적했다.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바라보는 심정이 곱기 힘들정도로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에닝요는 일희일비하는 다혈질이 아니다. 한국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은 변함없다.
에닝요는 지난 9일 자기 없이 치른 한국과 카타르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도 챙겨봤다. 에닝요의 매니지먼트사인 투비원의 김원희 대표는 "에닝요는 카타르전을 생중계로 챙겨봤다. 비록 본인은 뛰지 못했지만 이동국, 김정우 등 동료들과 최강희 감독을 응원했다"고 전했다. 13일 열리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대비해 제주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있는 에닝요는 레바논과 2차전도 지켜볼 예정이다.
지난 5월 말은 에닝요에게 마음의 상처를 씻는 기간이었다.
에닝요는 지난달 26일 수원과 K-리그 14라운드에 경고누적으로 결장했다. 대신 귀화 논란 당시 '당신은 전북의 아들, 대한민국의 에닝요입니다'라고 지지해 준 팬들을 위해 전주에서 팬사인회를 가졌다. 팬들의 변함없는 응원에 힘을 얻었다. 에닝요는 수원전이 끝난 뒤 A매치 휴식기를 맞아 5일간 휴가를 받았다. 서울 이태원의 한 식당에서 최근 현역 은퇴한 슈바(전 광주)와 루이스(전북), 아디(서울), 호벨찌(제주), 웨슬리(강원) 등과 함께 서양음식을 먹었다. '딸바보'인 에닝요는 전주로 돌아와 근처 팬션에서 아내 바네싸와 두살배기 딸 발렝찌나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전북 관계자는 "에닝요는 귀화 무산 이후 정말 많이 힘들어하고 말수도 크게 줄었는데 다시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 동료들에게 티를 안내기 위해 먼저 장난을 걸더라. 속깊은 친구다"고 전했다. 그는 13일 열리는 제주와 경기에도 태극 마크가 새겨진 축구화를 신고 나올 계획이다. 제주와 경기에서는 대표팀 일정으로 결장이 불가피한 이동국과 김정우를 대신해 에이스 역할을 맡고 그라운드를 누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