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원더걸스 등 K-POP 스타 여덟 팀은 23일 오후 7시(현지시간) 홍콩 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열린 KBS 2TV '뮤직뱅크 인 홍콩'에 참여해 1만여 관객과 만났다. 월드 엑스포 아레나는 마돈나·레이디 가가 등 팝스타 들이 찾는 홍콩 최대 규모 공연장. 이날 공연도 일찌감치 전석 매진돼 K-POP의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이날 공연에는 동방신기·원더걸스·씨엔블루·비스트·엠블랙·f(x)·인피니트·아이유 등 K-POP을 대표하는 여덟 팀이 나섰다. '뮤직뱅크'의 세 번째 월드투어 행선지 '뮤직뱅크 인 홍콩'을 함께했다.
▶공항 마중, 노숙 팬 열기 가득
중화권에서의 한류는 강렬했다. 10대 소녀팬들은 스타들을 보기 위해 공항에서부터 집결했다. 10시간 전부터 플래카드를 들고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는 열성을 보였다. 열기는 공연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하루 전부터 노숙을 감행했다. 공연장 1층 로비를 둘러싸고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의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공연을 보기 위해 중국에서 왔다는 왕페이(22)는 한국 기자를 보자 반가운 얼굴로 악수를 건네며 "씨엔블루의 팬이다. '미남이시네요'와 '넌 내게 반했어'를 보고 정용화에게 반했다. 이런 공연이 중국에서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열정의 나라답게 대기하는 동안 K-POP 스타를 응원하는 노래는 계속 울려퍼졌다. 2층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로 가수들의 뮤직비디오가 나오면 1층에 모인 팬들이 모두 따라 부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8개팀의 정상급 무대 매너
유이와 이장우가 진행한 공연 내용은 더할나위 없이 깔끔했다.
무대의 시작은 최근 중화권에서 급부상 중인 엠블랙이 열었다. 히트곡 '전쟁이야'로 박력있게 시작해 '모나리자''와이' 등으로 열기를 더했다. f(x)는 중국인 멤버 빅토리아를 앞세워 현지팬들에게 더 큰 인기를 끌어모았다. 팬들이 히트곡 '누예삐오''피노키오'는 물론 최근 발표한 '일렉트로닉 쇼크'를 따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이유는 한류 신흥 강자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굵은 목소리로 '아이유'를 외치는 오빠 팬들의 응원은 여전했다. 씨엔블루는 강력한 록사운드와 정용화의 무대 매너로 콘서트의 재미를 더했고, 인피니트와 비스트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K-POP 스타답게 '칼같은 군무'로 가장 많은 함성 소리를 끌어냈다. 원더걸스는 아시아를 뒤흔든 불멸의 히트곡 '노바디'를 비롯, '텔미''라이크 디스' 등의 깜찍한 안무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마지막 출연자는 '한류 종결자' 동방신기. '왜'로 무대를 연 뒤 '미로틱' 등 히트곡 퍼레이드로 공연장을 후끈 달궜다. 마지막에는 전 출연자가 함께 '아리랑'을 열창했다.
▶'뮤직뱅크' 해외투어 계속된다
'뮤직뱅크 인 홍콩'은 도쿄·파리에 이은 '뮤직뱅크'의 세 번째 해외투어. 지난해 7월 도쿄돔 공연은 4만5000석이 매진됐고, 파리 공연은 2만여 명의 유럽 팬들이 몰렸다. 홍콩에서도 최대 규모 공연장을 전석 매진시키며 성공을 이어갔다. 티켓 파워와 함께 국내 공연 이상의 퀄리티로 브랜드 콘서트로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KBS 김충 책임 프로듀서는 "'뮤직뱅크' 공연은 대륙이나 문화권 별로 선별해 가려고 한다. 지난해부터 기획에 들어가 중화권 중 최종적으로 공연의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홍콩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이어 "'뮤직뱅크'가 해외 73개국에 방송되는 만큼 해외 팬들을 직접 만나는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며 "이번 공연도 홍콩 민영 방송사인 TVB에 저작권 없이 중계권을 줬을 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KBS 김인규 사장은 "1960년대에 브리티시 인베이젼이 있었다면 지금은 코리아 인베이젼 시대다. 그룹의 멤버들이 글로벌화된데다가 드라마·음식 등 총체적인 문화 사업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 K-POP이 지속발전 가능한 이유다"라고 전했다. '뮤직뱅크 인 홍콩'은 7월 6일 오후 6시 1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