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韓-美 대표적 ‘DTD’ LG-피츠버그의 차이
한국과 미국프로야구의 대표적인 'DTD'(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로 불리는 LG와 피츠버그가 올 시즌에는 희비 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LG는 9년 연속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했고, 피츠버그는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중 최다인 19년 연속 5할 이하 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두 팀 모두 초반에 선전을 거듭해 '혹시' 하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LG는 시즌 초 선두권에 오르며 10번의 위기에서도 승률 5할을 사수했고, 피츠버그도 혼전을 거듭 중인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았다. 개막 후 세 달 가까이 지난 현 시점에서 피츠버그는 25일까지 0.535(38승33패)의 승률에 지구 2위로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LG는 최근 10경기에서 2승1무7패로 부진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승률 5할(0.492)이 결국 무너졌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팀의 남은 시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선택과 집중의 싸움
두 팀 모두 타자 출신 감독(김기태·클린트 허들)이 팀을 이끌고 있지만 정작 타격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상황이다. LG는 팀 타율 5위, 피츠버그도 30개 팀 중 28위에 머물러 있다. 팀 홈런에서도 각각 6위와 21위에 그쳐 전체적으로 공격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심지어 두 팀 모두 도루(3위·19위)에서도 뚜렷한 강점을 보이지 못하며 이른바 '발야구'로도 공격을 풀어내지 못하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팀 평균자책점에서 리그 3위에 오르며 타격에서의 부진을 강력한 투수력으로 만회하고 있다. 반면 LG는 팀 평균자책점이 4위를 기록 중이지만, 다른 팀을 압도할 만한 수준이 아니어서 공·수 모두에서 뚜렷한 강점이 없는 상황이다.
중요한 건 조화
피츠버그는 무엇보다 확실한 1선발, 깜짝 신인들의 활약과 안정된 마무리라는 3박자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 빅리그 14년차 A.J 버넷(8승2패·평균자책점 3.24)이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만년 유망주 제임스 맥도날드(6승3패·평균자책점 2.19)가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마무리 조엘 핸나한(19세이브·2블론세이브)도 안정된 모습으로 뒷문을 확실하게 틀어막으며 투수진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반면 LG는 확실한 1선발 카드인 주키치(8승2패·평균자책점 2.59)가 있음에도 나머지 투수들이 좀처럼 자리를 잡아주지 못하고 있다. 리즈는 마무리와 선발을 오가며 시즌 초반을 허비했고, 기대를 모았던 '신예 3인방' 이승우(1승6패)·임정우(1패)·최성훈(2승3패)도 아직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13연속 세이브를 기록 중이었던 마무리 봉중근은 첫 블론 세이브 뒤 분을 이기지 못하고 헛심을 쓰다 '불의의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했다. 결국 LG는 투수진의 부조화를 극복하는 것이 4강 진출의 관건이라는 평가다.
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