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1·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 온다. 거스 히딩크(66) 감독도 온다. 2012년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이 진정한 별들의 향연으로 펼쳐지게 됐다. K-리그 명예홍보팀장 안정환(36)이 발벗고 나선 결과다.
프로축구연맹은 2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2' 명단을 발표했다. 앞서 감독으로 참여가 확정된 히딩크 감독과 더불어 박지성도 처음으로 K- 리그 그라운드를 밟게 됐다. 그야말로 화룡점정이다. 박지성이 K-리그 선수들과 한 그라운드에 서는 건 전무했고, 앞으로도 다시 생기기 어려운 이벤트다. 이번 올스타전은 2012년 K-리그 올스타로 구성된 '팀 2012'가 2002한·일월드컵 출전 멤버들로 구성된 '팀 2002'와 친선경기를 치르는 컨셉트다.
당초 박지성은 소속팀 맨유로부터 다음달 4일까지 프리시즌 캠프에 복귀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K-리그 올스타전 참가를 위해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에게 직접 연락해 복귀 시기를 9일로 늦췄다. 이와 관련해 박지성은 "팀 2002에 꼭 합류하고 싶었다. 10년 만에 히딩크 감독님을 비롯한 과거 동료들이 모두 모이는 흔치 않은 기회다. 또한 이번 행사가 한국축구를 위한 의미 있는 이벤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참가를 결심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박지성이 소속팀 복귀 시기까지 늦춰가며 올스타전 참가 의지를 다진 배경에 안정환 홍보팀장이 있었다. 안정환은 박지성이 태국에서 주최한 자선경기에 불원천리 달려갔다. 이 자리에 박지성에게 올스타전 출전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안정환은 올스타전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는 “지성이는 너무 커서 내가 뭐라고 해도 잘 듣지 않는다. 아마 K-리그를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개인적 의지가 컸던 것 같다”고 자신의 공을 낮췄다.
해외파 동료의 경우 전화로 구애공세(?)를 폈다. 관중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K-리그의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흥행에 불을 지피는데 힘을 보태달라"고 주문했다. 이영표(밴쿠버 화이트캡스), 윤정환 사간 도스 감독, 차두리(뒤셀도르프) 등 소속팀 일정 탓에 일찌감치 '출전 불가' 판정을 받은 동료들에게도 자주 전화해 K-리그 분위기와 다른 동료의 소식을 전했다.
히딩크 감독을 섭외하는 데도 안정환의 공이 컸다.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안느가 직접 나서서 섭외하는 일이라면 나도 최대한 도와주고 싶다”며 출전을 결정했다. 히딩크 역시 올스타전 출전을 위해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러시아 클럽 안지의 일정을 조정하는 정성을 기울였다.
박용철 프로축구연맹 홍보부장은 "올스타전 선수 섭외를 위해 온갖 궂은 일을 도맡으면서도 피곤한 기색 한 번 보이지 않는 안정환 선수의 모습에서 프로정신과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면서 "K-리그 올스타전 흥행의 일등공신은 단연 안 팀장님"이라는 말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