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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김문영 칼럼] 4년 만에 과천 전 경주 취소
국민들은 단비라고 환호하는데 경주 전면 취소된 허약한 서울경마
6월30일 토요일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려 바짝바짝 타들어가던 국민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셨다. 모두가 반기는 비였지만 서울경마공원에선 악재로 작용했다. 1경주 취소에 이어 2경주는 30분 더 연장돼 경주 진행에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서울경마 전 경주 취소 결정이 내려졌고, 임시방편으로 제주경마가 전국에 중계됐다.
지난 주의 경주 취소 상황을 시간대 별로 분석해 보면, 우선 새벽 3시경 전날 많은 비로 인해 주로팀은 주로 정비에 나섰고, 이후 5시경까지 주로 확인 작업까지 마무리 지어 경주를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는 큰 어려움이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계속된 비로 인해 일부 구간에서 주로의 모래가 심하게 휩쓸린 상태라 훈련시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9시 30분경 새벽훈련이 마무리 된 후 40분경 합동점검반이 1차 투입돼 경주로를 점검한 결과 당시 최악의 경주로 상태를 확인, 긴급 복구에 나섰으나 무너진 노면으로 인해 모래 보충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작업이 계속됐다. 긴급 복구 작업 후 11시경 전담반의 2차 점검이 이뤄졌고, 기수들은 전체 회의를 통한 기승 불가 의사를 전달해 12시경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최종 전경주 취소가 결정됐다.
전 경주 취소 사태는 지난 1998년 이후 총 5차례 발생됐다. 지난 2001년에는 1월 7일 폭설로 경주 취소가 된 후 같은 달 14일 2주 연속 폭설로 경주가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이후 2006년 12월 17일 폭설로 경주 취소, 2008년 3월 30일 집중호우로 경주가 취소된 데 이어 4년만인 지난 2012년 6월 30일 경주 취소가 이어졌다.
금요일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104년 만의 가뭄을 해갈하는 비라고 너도나도 기뻐했다. 그러나 이 비는 서울경마공원의 주로 일부를 잡아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사회 주로팀 자체 집계로는 30일 오전 강수량은 121㎜였다. 일부 유실된 주로는 분명 위험해 보였기에 이를 무시하고 경마 시행을 속개하라는 경마팬의 목소리는 없었다. 상당히 유연해진 대처능력을 보여준 경마팬들과 달리 마사회의 태도는 여전히 미온적이며 무능했다.
1경주의 마권발매가 마감이 될 때까지 경주 취소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듣지 못한 경마팬들은 일단 예시가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마권이 예정대로 발매가 되었으며 상식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고 여겼기에 1경주 취소는 뜻밖이었다. 이후 경주로 보수 작업으로 인한 2경주의 발주시각 30분 지연시까지도 ‘전 경주 취소’라는 사태가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상태였다. 즉 아침 9시 입장한 경마팬들은 속수무책으로 마사회의 공식발표가 있은 오후 12시경까지 볼모로 잡혀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전 경주 취소가 발표됐고 마사회는 ‘고객 불편의 최소화’란 명목으로 제주경마 9개 전 경주를 교차 중계하기로 결정했다. 제주경마는 튼튼했는데 서울경마는 허약했다. 만약 비슷한 상황이 부산경마공원에서 발생했더라면 부산경마도 전면 취소되었을까. 왜 이렇게 서울경마는 허약한 것일까. 이번 일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주장하는 바도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서울경마가 부산이나 제주경마에 비해 허약하다는 점이다. 서울경마를 어떻게 하면 강하게 할 수 있을지 모두가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