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36·롯데)은 떠났지만 그의 정신은 남았다. 양승호(52) 롯데 감독이 조성환의 투혼을 극찬했다.
양승호 감독은 사직 삼성전이 비로 연기된 6일 "조성환은 경기 중 부상을 당한 것이다. 부주의로 인한 부상이 아니라 고참으로서 몸을 던졌다. 어린 후배들이 조성환을 보고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환은 지난 4일 사직 SK전에서 심한 부상을 입었다. 롯데가 5-3으로 앞선 9회초 SK가 선두타자로 대타 김재현을 내세웠다. 김재현의 타구는 1-2루간을 빠지는 듯했으나 롯데 2루수 조성환이 몸을 날려 타구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조성환은 왼 어깨를 그라운드와 세게 부딪혔다.
타구는 내야안타로 기록됐다. 그라운드에서 쓰러진 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 조성환은 정훈으로 교체됐다. 왼 어깨 물렁뼈가 손상돼 2~3주 동안 뛸 수 없다는 진단을 받고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양승호 감독은 이날 조성환의 수비 장면을 다시 설명했다. 그는 "2점 차 리드에서 상대 선두타자가 출루할 경우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것 아닌가. 그래서 조성환이 몸을 날려 타구를 잡으려 한 것이다.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지만 큰 의미가 있는 수비였다"고 말했다. 조성환의 쓰러지자 롯데 더그아웃 분위기는 더욱 단단해졌다. 롯데 마무리 김사율은 남은 세 타자를 모두 잡아내며 5-3 승리를 지켰다.
양 감독은 "부상 선수가 생긴 건 안타까운 일이다. 더 다치면 안된다"면서도 "조성환의 플레이는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만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롯데의 '정신적 지주'로 통하는 조성환의 투혼을 후배들이 잊어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양승호 감독은 "진짜 승부는 8월 초부터다. 각 팀들이 40경기를 남기고부터 총력전을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경기가 연기돼 2위 롯데와 1위 삼성의 승차는 여전히 0.5경기로 유지됐다. 살얼음 같은 선두권 싸움 중 조성환이 이탈했다. 양승호 감독은 조성환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