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어디에서 이런 용기와 열정이 샘솟았을까. 요즘 방송인 최은경(39)을 보고 있으면 '도전하는 자가 아름답다'는 말이 떠오른다. 올 초 그가 세운 목표는 '죽기 전에 민망해서 절대 못 할 것 같은 일을 해보자'였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전 '남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뭐라고 욕하지 않을까'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등 여러가지 생각들로 머릿 속이 복잡했지만 그때마다 자신의 목표를 떠올리며 눈을 질끈감고 과감하게 결정을 내렸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JTBC '아내의 자격'을 통해 첫 정극 연기에 도전해 호평을 얻었고, MBC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2'를 통해 '몸치' 탈출을 했다. 최은경은 "뭔가 새로운 것을 할 때마다 가족과 지인들의 반응은 '니가 정말 할 수 있겠어?'였다. 생각보다 악플도 없고,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봐서 만족한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화려한 상반기를 보냈다.
"'아내의 자격' 출연 제의를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 작품과 연기자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나 때문에 '아무나 연기하네'라는 말이 나올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또 다시 내게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아서 이를 악물고 도전했다. '댄싱 위드 더 스타'도 마찬가지다. 방송에서 웃긴 춤만 추는 내가 댄스 스포츠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상황인데 자꾸 욕심이 났다. 좋은 경험이었다. 안 했으면 정말 후회했을 것 같다."
-'아내의 자격'에서 남편이 자신의 친구(임성민)와 바람을 피운 사실을 확인하는 장면이 임팩트 있었다.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고 어이가 없어 눈물을 흘린 후 성민 언니와 바닥에서 뒹굴면서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었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만큼 슬펐다."
-극중에서 '대치동 엄마'로 나왔다. 실제 모습은.
"강남 엄마라도 동네마다 교육열과 성향이 다르다. 주변에 보면 오버해서 아이들에게 과외를 시키는 엄마들이 있는데 내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 엄마가 되려면 일단 직업이 없어야한다. 아이들의 하루 스케줄 표를 들고 다니면서 픽업해줘야하는데 나처럼 일하는 엄마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이다. 아들의 반 친구 중에 벌써부터 국제중 진학을 준비하는 애들도 있다. 이와 비교하면 우리 아들은 태능인이다. 그냥 놀기 바쁘다. (웃음)"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2'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사실 많이 놀랐다.
"하하. 주변에서도 다들 '의외다'는 반응이었다. 남편은 (출연한다고 했더니) 응원해주겠다고 하면서 동시에 웃더라. 아들은 심지어 비웃더라. 하하."
-원래 몸치 아니었나. 춤을 잘 춰서 깜짝 놀랐다.
"몸치 맞다. 맨날 방송에서 이상한 춤만 춘 이유도 진짜 춤을 못 춰서 그런거다. 손 뻗는 기본 동작을 했더니 안무 선생님이 '택시 부르냐'고 지적하셨다. 손·발 기본 동작을 100번 넘게 연습한 뒤에 안무를 익혔다. 실력이 부족해서 남들보다 연습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었다. 매일 4~6시간씩 연습했다."
-12명의 출연자 중 네번째로 탈락했다. 아쉽지 않나.
"다양한 장르의 춤에 도전하지 못 해 아쉽다. 방송에서는 모던 댄스만 보여줬는데 라틴을 정식으로 꼭 배우고 싶다. 댄스 스포츠를 배우면서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안무 선생님께서 '나는 섹시하다'고 생각하고 춤을 춰야 더 잘 할 수 있다고 가르쳐주셨다. 한 번도 내가 섹시하거나 예쁘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 마음가짐을 그렇게 하다보니깐 점점 내가 예뻐보이더라.(웃음)"
-하반기 계획도 궁금하다.
"일단 주어진 모든 일을 열심히 하고 싶다.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놓치고 싶지 않다.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것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