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섹시 여배우의 스크린 격돌이 팬들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 여름 국내 최고 기대작 '도둑들'(최동훈 감독)의 전지현과 할리우드 초대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앤 해서웨이가 그 주인공이다. 각각 25일과 19일에 개봉해 일주일의 시차를 두고 있으나 벌써부터 흥행 경쟁이 뜨겁다. '도둑들'의 전지현은 이미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끌어냈다. 줄타기 전문범 예니콜 역을 맡아 섹시함과 터프함, 능청스러움과 유연함을 보여줬다. 라이벌 팹시(김혜수)를 "어마어마한 X년"이라고 부른다거나 김수현을 상대로 진한 키스신을 연기하는 모습에서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면모를 읽게 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앤 해서웨이는 지난 16일 시사회를 통해 배트맨을 능가하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지우기 위해 배트맨을 위험에 빠뜨리는 여자 셀리나를 연기했다. 전지현과 마찬가지로 도둑 역이다. 몸에 착 달라붙는 코스튬을 입어서 몸매도 비교된다. 때론 섹시하게, 때론 와일드하게 드라마와 액션을 소화했다. 두 사람의 나이나 키도 비슷하다. 전지현이 31세로 해서웨이보다 한 살 언니이고, 키는 해서웨이가 173㎝로 전지현보다 1㎝ 더 크다. 전지현이 외줄에 의지한 채 건물 빌딩을 오르내리거나, 해서웨이가 배트맨 바이크를 타고 질주하는 모습은 왠지 '같은 옷 다른 느낌'을 보는 듯하다. 이밖에도 '도둑들'과 '다크 나이트 라이즈' 사이에는 다르면서도 같은 점이 발견돼 비교해서 보는 재미를 던져주고 있다.
'도둑들' 연출자인 최동훈 감독이 41세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42)과는 한 살 차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둘 다 부인이 작품의 프로듀서다. 최동훈 감독의 부인은 '박쥐' '푸른소금' 등을 제작했던 안수현 PD이고, 놀란 감독의 부인은 '인셉션' 등을 제작한 엠마 토머스 프로듀서다. 기본적으로 두 작품이 범죄 액션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탄탄한 드라마에 근간한 파워넘치는 액션이 두 감독의 특기이자 공통점이다.
또 초호화 캐스팅이란 점도 같다. '도둑들'엔 전지현을 비롯해 김윤석·김혜수·이정재·김수현 등이 등장하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엔 앤 해서웨이·크리스찬 베일·게리 올드만·톰 하디·마리옹 코띠아르·조셉 고든 래빗·리암 니슨, 그리고 한국계 슈퍼볼 영웅 하인스 워드의 모습도 잠깐 비친다. 하지만 제작비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도둑들'보다 18배 정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