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송지인(28·본명 김보라)은 방송 작가를 꿈꾸다가 하루 아침에 연예계에 입문했다. 명지대 국어국문학과에 재학중인 그는 졸업 후 방송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어떻게 준비를 해야할지 몰라 무작정 방송국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당시 그는 167cm의 큰 키와 예쁜 외모로 방송 관계자의 눈에 쏙 들었고, 함께 일한 방송 작가의 추천으로 그룹 다비치가 2008년에 발매한 '사랑과 전쟁'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는 쉽게 했지만 이후 연기 활동을 이어나가는 건 꽤 힘들었다. 당시 소속사도 없었던 그는 영화부터 CF까지 장르와 역할을 가리지 않고 오디션을 봤다. 그리고 마침내 데뷔 4년 만에 JTBC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에서 비중있는 조연에 캐스팅돼 열연을 펼치고 있다.
-단역에서 조연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영화 '방자전'에서 기생 역, 영화 '심야의 FM'에서 앳된 여자 역, 영화 '오싹한 연애'에서 승무원 역을 맡았다. 늘 잠깐 지나가는 역이었다. 대사가 있어도 임팩트는 없는 역이었는데 '청담동 살아요'에서 과분한 역할을 맡아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1회부터 출연한 건 아니었다. 극 중반부터 투입된 이유는.
"극중에서 지은언니가 처음 관심을 보였던 잘나가는 건축설계사 상엽 역과 연결되는 새로운 러브라인이 필요했다. 그게 바로 내 캐릭터였다. 예정된 캐릭터였다."
-선배 연기자가 많이 나와 부담감도 크겠다.
"처음에는 촬영장 갈 때 엄청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 다행이었다. 특히 김혜자 선생님은 인사를 하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어제 방송 잘 봤다. 이럴 때 좋았다. 앞으로는 저렇게 하는 게 더 좋겠다' 등의 조언을 꼭 해주신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텐데 따뜻하게 말을 건네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연기적으로 고민되는 부분도 털어놓을 때도 정성껏 답변을 해주신다. 정말 감사하다."
-3일 '청담동 살아요'가 종영한다.
"무척 아쉽다. 선배님들도 좋고, 촬영하면서 배운 것도 많았다. 절대 못 잊을 작품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촬영하겠다."
v-CF를 꾸준히 찍었다. 가장 임팩트 있었던 광고는 뭔가.
"권상우 선배님과 지난해 찍었던 다시다 광고다. 그때 권상우 선배님과 신혼 부부 컨셉트로 나왔다. 사실 권상우 선배님은 톱 배우이지 않나. 나같은 일반 모델은 무시해도 되고,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텐데 오히려 내가 혹시라도 떨까봐 농담도 건네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셨다."
-뷰티에 관심이 많다고.
"네일아트와 염색은 혼자서 다 한다. 어느 날 미용실에 갔더니 헤어를 담당하는 실장님이 '염색 어디서 했냐'고 물어보셨다. 내가 집에서 혼자 했다고 하니깐 '정말 잘했다'며 놀라더라. 뷰티에 관심이 많아서 집에서 이것저것 해보는 편이다. 전기캡이랑 헤어 트리트먼트를 사서 헤어·두피 관리도 직접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5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이번처럼 큰 역할을 맡은 건 처음인데 어머니께 보여주지 못 해 아쉽다. 하늘에서도 어머니가 내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가족들과 어머니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