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무리 투수 프록터(35)가 2일 대구 삼성전에서 경쟁자 오승환(30)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즌 26세이브째를 올렸다. 공동 2위인 오승환과 김사율(롯데·이상 23세이브)과의 격차를 3개까지 벌리며 이 부문 1위를 굳건히 지켰다. 후반기 들어 등판한 4경기(3⅔이닝 2안타 무실점)에서 모두 세이브를 추가하는 안정적인 모습으로 두산의 뒷문을 확실히 틀어 잠갔다. 이런 추세라면 산술적으로 39세이브까지 가능해 지난 2008년 토마스(당시 한화)가 세운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인 31세이브 돌파가 유력하다. 컨디션과 팀의 상승세가 부합된다면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40세이브 달성도 기대해볼 만하다. 그는 "세이브왕보다는 팀 우승이 먼저"라며 조심스럽게 후반기 '1순위' 목표를 전했다.
-후반기 시작이 좋은데.
"전반기를 잘 마무리했고 몸에도 큰 이상이 없다. 무엇보다 팀이 잘 나가서 좋다."
-풀타임 마무리 투수 경험이 없지 않나.
"시즌 전체에 걸쳐 마무리 투수를 맡아 본 적은 없다. 미국에서도 마이너리그에선 마무리 투수를 했지만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서는 중간계투로 투입됐기 때문에 풀타임 마무리 투수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 무더위, 체력이 문제일 거 같다.
"고향인 플로리다도 여기 못지 않게 더운 곳이다.(웃음) 더위에 적응하는 것은 문제없다. 물을 최대한 많이 마시고 쉴 때 푹 쉬면서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 좋아하는 술도 시즌 중에는 마시지 않는다."
-중간계투인 홍상삼이 앞에서 잘 던져주는 게 도움이 많이 되나.
"처음에는 불펜 투수들의 나이가 너무 어려 난감했다. 뭔가 정리가 되지 않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변)진수나 (홍)상삼이가 앞에서 계속 잘 던져주니까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내 몫이 딱 정해졌다. 불펜은 가족 같은 분위기여서 누구 하나가 잘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게 마련이다. 불펜에서 마무리 투수가 해야 하는 것은 마리아노 리베라(현 뉴욕 양키스)를 통해서 많이 배웠다."
-올 시즌 몇 세이브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나.
"마무리 투수가 해야 할 일은 세이브를 하는 게 아니고 경기를 끝내는 것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생각해보진 않았다. 다만 우승 반지를 꼭 끼고 싶다. 팀의 우승만 생각하고 있다."
-미국 생활이 그립지 않나.
"가끔 TV를 통해 친구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을 보는데, 그것뿐이다. 미국에서 뛰었다면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었지만 한국에서의 생활도 만족한다. 좋은 커리어를 쌓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마무리 투수 중 인상 깊은 선수가 있나.
"삼성의 오승환이다. 시즌 중에 던지는 것을 TV로 많이 봤는데 왠지 성격이 무뚝뚝할 것 같았다. 마침 이번 올스타전에서 만나 웨이트 트레이닝 방법과 운동을 하는 유형(루틴)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정다감한 좋은 친구였다.(웃음) 넥센(손승락)과 롯데(김사율)의 마무리 투수 공도 좋더라."
-남은 시즌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면 화가 날 것 같아서 개인적인 목표는 잘 세우지 않는 편이다. 경기마다 감독이 등판 지시를 내리면 거기에 맞춰 공을 던질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게 내가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