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축구 천재’ 김병수 영남대 감독, 지도의 천재로
'비운의 축구 천재' 김병수 감독이 연이은 행운에 활짝 웃었다.
김병수 감독이 이끄는 영남대는 3일 강원도 태백시 태백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43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연세대와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다. 영남대는 전반 32분 연세대 김민수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 갔다. 그러나 후반 23분 장주성이 동점골을 뽑았다. 1-1로팽팽하게 맞선 두 팀은 정규시간이 가고 연장전을 치를 때까지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 기선을 제압한 팀은 연세대였다. 연세대 골키퍼 박청효가 영남대의 2, 3, 4번 키커의 슛을 연달아 막았다. 1, 2번 키커가 득점을 성공한 연세대는 3~5번 키커 중 한 명만 넣어도 이기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영남대 편이었다. 연세대의 에이스 김도혁과 황의조가 연달아 실축했고 5번 키커 박광일까지 넣지 못해 승부는 여섯 번째 키커로 넘어갔다. 영남대 마지막 키커 박종영은 침착하게 골을 넣었지만, 연세대 유성기는 실축하며 우승컵은 영남대에게 넘어갔다.
영남대는 지난 3월에 끝난 춘계연맹 4강전에서 연세대에 패했던 아픔을 되갚아줬다. 현역시절 잦은 부상으로 '비운의 축구천재'란 별명이 따라 붙었던 김 감독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항상 축구와 함께 해 행복하다. 한 번도 내가 불운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오늘도 우리 팀 전력의 50%가 빠져 있었다. 선수들이 더운 날에도 열심히 뛰어줘 승할 수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영남대는 경고누적으로 빠진 주포 이진석을 포함해 6명의 주전 선수가 부상과 징계로 나오지 못했다. 이번 대회 최우수 선수상을 받은 임채민(22)은 "뛰지 못하는 동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끝까지 버티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렇게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나는 원래 프로에 갈 꿈도 못꿨는데 감독님을 만나 4년 동안 이만큼 성장했다. 감독님은 정말 축구의 천재다"고 감격해 했다. 2008년 부임한 김병수 감독은 해체 위기에 몰렸던 영남대 축구부를 2010년 춘계연맹전 정상에 올려 놓더니, 2년 만에 추계연맹전까지 우승으로 이끌었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전국춘계대학축구연맹전 시상내역
<단체상>
- 우승 : 영남대
- 준우승 : 연세대
- 3위 : 동국대 숭실대
- 페어플레이상 : 동국대
<개인상>
- 최우수선수상 : 임채민(영남대)
- 우수선수상 : 김도혁(연세대) 함석민(숭실대) 추평강(동국대)
- 득점상: 이정기(5골·숭실대)
- 수비상: 김준수(영남대)
- GK상: 배인영(영남대)
- 감투상: 박광일(연세대)
-최우수지도자상 : 김병수 영남대 감독
- 우수지도자상 : 신재흠 연세대 감독, 최태호 연세대 코치
- 심판상 : 주심-박경진, 부심-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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